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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고속도로 교량 24개, 규모 6.3 이상 지진 시 붕괴 우려"

감사원이 고속도로 교량 중 일부를 표본으로 선정해 내진성능을 평가한 결과 24개 교량이 내진 성능을 확보하지 못해 규모 6.3 이상의 지진이 나면 붕괴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이러한 내용을 포함해 '고속국도 교량 내진 성능보강 점검' 감사보고서를 8일 공개했다.

한국도로공사는 평가설계수명(콘크리트교 40년·강교 50년) 이상으로 사용할 수 있는 220개 고속도로 교량의 내진성능을 평가해 보강사업을 추진하면서 지진가속도계수의 71% 또는 56%만 적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진가속도계수는 지진이 났을 때 지반이 얼마나 강하게 흔들리는지를 나타내는 계수로, 철거계획 등이 있는 교량에 대해서만 내진성능 평가 시 잔여 수명에 따라 지진가속도계수를 하향 적용할 수 있게 돼 있다.

도로공사는 철거계획 등이 없는 교량 220개에 지진가속도계수를 하향 적용한 것이다.

감사원이 220개 교량 중 14개 교량을 표본으로 삼아 지진가속도계수 100%를 적용해 내진 성능을 평가한 결과 용산천교 등 9개 교량이 규모 6.3 이상 또는 6.0 이상 지진 시 붕괴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감사원은 도로공사가 내진설계기준이 강화되기 이전에 설치된 총 2천37개 교량에 대해 내진성능평가 및 내진보강을 하지 않았고, 지진Ⅱ구역에서 지진Ⅰ구역이 된 전남 남서부지역의 88개 교량에 대해서도 새 기준에 맞춰 내진성능평가 등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국토교통부는 2000년에 도로교 설계기준을 제정해 지진가속도계수를 높였고, 행정안전부는 2014년 7월 전남 남서부지역을 지진Ⅱ구역에서 지진Ⅰ구역으로 상향 조정했다.

감사원이 이들 2천125개 교량 가운데 22개 교량을 표본으로 삼아 강화된 기준을 적용해 내진성능을 평가한 결과 15개 교량이 내진성능을 보강하지 않으면 규모 6.3 이상 지진 시 붕괴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도로공사 사장에게 "기준에 맞지 않게 지진가속도계수를 하향 적용하거나 강화된 내진설계기준을 반영하지 않은 고속도로 교량에 대해 내진성능평가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내진성능을 확보하는 등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감사원은 또 2010년 도로공사가 발주한 16개 교량의 내진보강공사를 점검한 결과 경부고속도로의 남천교 등 6개 교량에 총 47개의 전단키 앵커볼트를 설계도와 다르게 부당·부족 시공(해당 공사비 2억3천여만원)한 사실을 확인했다.

전단키는 지진이 났을 때 교량 상부구조물이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감사원은 이들 47개 전단키의 구조적 안전성을 분석한 결과 모두 내진성능이 확보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지진발생 시 교량의 상부구조물이 무너질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감사원이 남천교의 교량받침을 점검해보니 4곳의 교량받침 보호콘크리트가 경주지진 또는 포항지진 당시 파손된 것으로 추정됨에도 도로공사가 지진 이후 3차례 점검에서 모두 '특이사항 없음'으로 분류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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