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칸 반도에 위치한 국가 마케도니아가 국명을 '북마케도니아'로 바꾸는 그리스와의 합의안을 오는 9월30일 국민투표에 부치기로 결정했습니다.
마케도니아 의회는 30일(현지시간) 표결을 통해 국호 변경 국민투표를 오는 9월 마지막 날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국민투표에서 제시될 질문으로는 "당신은 마케도니아와 그리스가 체결한 합의안을 수용함으로써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에 찬성하겠습니까?"로 확정했습니다.
이날 표결에는 재적 의원 120명 가운데 68명이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마케도니아 의회는 국호 변경 합의를 주도한 조란 자에브 총리가 이끄는 사회민주당(SDSM)이 중심이 된 연정이 전체 의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호 변경에 반대하는 민족주의 성향의 야당인 국내혁명기구-민족연합민주당(VMRO-DPMNE) 의원들은 표결에 불참했습니다.
야당은 국호 변경은 마케도니아의 정체성을 양보한 '항복'일뿐 아니라, 마케도니아 헌법에도 어긋나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마케도니아 정부는 오는 9월 국민투표가 통과되면, 헌법 개정을 통해 '북마케도니아'라는 이름을 새 나라 이름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마케도니아 측의 절차가 완료되면 그리스 의회도 투표를 거쳐 마케도니아의 국명 변경에 대한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그리스에서도 보수 성향의 야당과 국민이 타협안에 '마케도니아'라는 단어가 들어 있는 한 찬성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어 양국이 27년째 이어오고 있는 국명 분쟁이 완전히 해소될 수 있을지는 두 나라 모두에서 아직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한편, 마케도니아는 지난 달 '북마케도니아'로 나라 이름을 바꾸기로 하는 역사적인 합의안에 그리스와 서명, 나토와 EU 가입의 걸림돌을 제거했습니다.
1991년 유고 연방에서 분리 독립한 마케도니아는 1993년에 구(舊) 유고슬라비아 마케도니아공화국(FYROM)이라는 이름으로 유엔에 가입했으나, 이후 그리스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혀 2008년 나토 가입 문턱에서 좌절했고, EU 가입을 위한 절차에도 속도를 내지 못해 왔습니다.
알렉산더 대왕에 대한 국가적 자부심이 큰 그리스는 마케도니아라는 이름이 그를 배출한 고대 마케도니아 왕국의 중심지인 그리스 북부 마케도니아 지방에 대한 영유권을 시사한다며 반발해 왔습니다.
마케도니아가 그리스와의 국명 분쟁 해소에 합의하자 나토는 이달 초 마케도니아를 30번째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는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고, EU도 최근 마케도니아의 EU 가입 준비 상황을 심사하는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