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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작년 8월 '마두로 독재' 베네수엘라 침공 주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8월 한 회의에서 참모들에게 베네수엘라 침공을 압박, 참석자들이 이를 만류했다고 AP통신이 4일(현지시간) 당시 상황을 잘 아는 한 고위 행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당시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이 7월 말 개헌 권한을 지닌 제헌의회 출범을 강행하자 미국은 그를 독재자로 부르며 민주주의 훼손을 들어 추가 경제제재를 가한 바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10일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회의가 끝날 무렵 고위 참모들을 향해 베네수엘라가 역내 안정성을 위협하는 점을 거론하며 "미국이 이 골치 아픈 나라를 침공하면 안 되는 것이냐"는 물음을 던졌다.

이에 렉스 틸러슨 당시 국무장관과 허버트 맥매스터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등은 놀라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5분가량 이어진 관련 대화에서 맥매스터 당시 보좌관과 다른 인사들은 차례로 돌아가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군사 행동이 가져올 역효과와 리스크에 관해 설명했다고 이 관계자는 AP통신에 전했다.

마두로 독재정권에 대한 처벌 문제와 관련, 남미 지역 정부들로부터 어렵사리 얻어낸 지지를 잃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참모들의 설득에도 불구, 트럼프 대통령은 1980년대 파나마와 그레나다 침공과 같은 과거의 "성공적인 '포함(砲艦)외교'"(Gunboat diplomacy) 사례를 거론하며 베네수엘라 침공에 대한 생각을 거두지 못하는 듯 했다고 한다.

포함외교는 강대국이 해상력을 바탕으로 무력을 동원, 약소국을 굴복시키는 외교방식을 말한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인 지난해 8월 11일 기자간담회에서 "베네수엘라를 위한 많은 옵션이 있고 필요할 때 쓸 수 있는 군사옵션도 있다"며 군사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후 9월 유엔총회 때에도 참모들은 이 문제를 거론하지 말라고 건의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남미 4개국 지도자들과의 만찬에서 "내 참모들은 이 문제를 꺼내지 말라고 했는데…"라며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적 해결을 정말로 원하지 않는지 물어봤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결국 맥매스터 당시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가와 침공의 위험에 대해 거듭 이야기했다고 한다.

이번 일화를 두고 비판그룹 쪽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 정책이 때때로 얼마나 무모하게 보일 수 있는지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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