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 마르크스의 탄생 200년인 5일(현지시간) 고향인 독일 트리어를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마르크스를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남서부의 작은 도시 트리어에서는 높이 5.5m, 무게 2.3t에 달하는 마르크스 청동상의 제막식이 열렸다.
이 청동상은 중국이 기증한 것으로, 중국의 유명 조각가 우웨이산이 제작했다.
마르크스의 생가로 그와 관련된 전시물이 있는 마르크스 하우스도 이날 재개관했다.
개관식에는 안드레아 날레스 독일 사회민주당 대표 등이 참석했다.
전날 저녁에는 트리어에서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이 열렸다.
APTN 등에 따르면 융커 위원장은 "마르크스는 미래를 앞서 생각하고 미래를 만들어가려는 열망을 가진 철학자였다"면서 "그의 이론은 세계를 변화시키고 사람들에게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특히 "마르크스가 내세운 이론은 (사후) 수정돼 사용됐기 때문에 (공산주의 체제 실패에 대한) 책임이 없다"면서 "자본주의가 체제가 아닌 사람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조절되지 않는다면 해충"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마르크스가 살던 시대 상황은 부당했다. 초기 자본주의와 사랑에 빠질 수 없다. 여전히 오늘날 맹목적이고 무조건적으로 자본주의와 사랑에 빠질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오늘날 유럽에서 불행하고 협박당하고 충분한 사회적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의 현실을 바꾸는 것은 우리에게 달려있다"면서 EU 통합 추진 과정에서 사회복지 강화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트리어에서 열린 마르크스와 관련된 행사는 600여 개에 달했다.
그러나 공산주의 희생자 단체 등에서는 마르크스 동상 제막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극우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도 '마르크스를 동상 받침대에서 치워라'는 표어를 내걸고 도시 중심부를 지나는 침묵 행진을 벌였다.
마르크스가 인생의 절반을 살았고 그의 묘지가 있는 영국 런던에서는 마르크스의 현대적 의미를 조명하는 국제학술회의가 런던대학 동양아프리카대(SOAS)에서 열렸다.
핀란드 남서부 도시인 포리의 한 시장에서는 마르크스의 저서 낭독 행사가 개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