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0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유럽을 잇는 가스관 경유지로서의 우크라이나 역할이 계속 보장받아야 한다는 의사를 나타냈습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베를린에서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의 역할을 명확히 하지 않고선 '노르트 스트림 2' 사업은 불가능하다"면서 이 같이 밝혔습니다.
'노르트 스트림 2'는 발트해 해저를 통해 러시아와 독일 간의 가스관을 잇는 사업입니다.
이미 북해를 잇는 러시아와 독일 간의 가스관인 '노르트 스트림 1'은 2011년 개통했습니다.
러시아는 유럽으로 수출하는 상당량의 천연가스를 우크라이나 경유 가스관을 통해 공급해 왔으나, 북해를 통과하는 가스관이 확대될 경우 우크라이나를 경유할 필요성이 줄어듭니다.
더구나 러시아는 흑해 해저를 통해 유럽에 가스를 공급하는 '터키 스트림' 공사도 진행 중입니다.
올해 우크라이나가 받을 가스 통과료가 30억 달러(약 3조2천억 원) 정도로 예상되는데, 향후 이런 수입이 끊기게 되면 경제에 타격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우크라이나는 유럽 국가들의 승인 아래 경유 가스관에서 일부를 빼내 사용하고 있어, 러시아 가스가 통과하지 않게 되면 가스 요금이 크게 오르는 부담도 생깁니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측에 앞으로도 우크라이나 경유 가스관을 이용할지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요구해왔습니다.
메르켈 총리는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 문제를 논의했다면서 "'노르트 스트림 2'로 인해 우크라이나가 가스 경유지로서의 중요성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노르트 스트림 2'는 경제적 문제가 아닌 정치적 이해관계"라고 말했습니다.
공동 기자회견 후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의 알렉세이 밀러 회장은 "매년 10∼150억 큐빅미터(㎥) 정도를 보내는 데 우크라이나의 가스관을 계속 이용할 것"이라면서도 "우크라이나 측은 새로운 (통과료) 계약 시 (러시아에) 경제적 편의가 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습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