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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경계론' 미국 동맹국들에도 확산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안보상의 우려가 미국뿐만 아니라 그 동맹국들로 확산하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20일 보도했다.

최근 캐나다 의회에서 화웨이에 대한 안보상의 우려가 거론됐고 한국 이동통신사의 최고경영자가 제5세대(5G) 이동통신망 장비의 공급자 선정과 관련해 화웨이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이 그 실례다.

호주는 남태평양의 도서 국가 솔로몬 군도가 장거리 해저케이블망 부설 사업의 계약자로 화웨이를 택하지 않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이와는 별도의 해저케이블망을 부설해줄 것을 제의한 것도 안보상의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다.

미국은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로 부상한 화웨이에 대해 이미 일련의 견제 조치를 취한 바 있다.

2012년 화웨이의 장비가 스파이 활동에 악용될 수 있다는 의회 보고서가 나오면서 화웨이는 사실상 미국 통신장비 시장에서 배제된 상태다.

지난 1월 미국 2위의 이동통신사인 AT&T는 화웨이가 생산하는 스마트폰의 미국 시장 출시 계획을 포기했다.

화웨이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서방권의 정부 당국자들은 중국이 자율주행차와 각종 인터넷 연결 기기들의 기반을 구축할 5G 이동통신망 부문에서도 기술적 우위를 확보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화웨이 측은 중국 정부와는 무관한 기업이며 자사의 기술을 중국 정부를 위한 스파이 활동에 사용할지 모른다는 우려는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줄곧 밝혀왔다.

화웨이의 한 대변인은 협력사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자사의 장비와 서비스가 전세계 170여개국의 기업과 소비자들에 의해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화웨이는 미국 시장에는 접근할 수 없지만 미국의 동맹국들에는 장비를 납품하고 있다.

화웨이는 정부 산하 연구소의 감독 아래 영국에서 장비를 판매하고 있고 뉴질랜드에서는 정부의 아무런 간섭도 받지 않고 영업 중이다.

비록 솔로몬 군도의 해저케이블망 부설 사업에 적신호가 켜지긴 했지만 화웨이는 5G 이동통신망 구축과 관련한 정부 자문위원회에 버젓이 참여하고 있고 옵터스를 포함한 현지 이통사들에도 장비를 납품하고 있다.

호주 정부 관리들에 따르면 맬컴 턴불 총리는 이와 관련, 지난달 워싱턴에서 국가안보국(NSA), 국토안보부 관리들의 비공개 브리핑을 통해 화웨이에 대한 미국 측의 안보상의 우려를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관리는 호주 정부가 5G 이동통신망 장비 부문에 화웨이가 참여하는 데 따른 안보상의 우려를 의제로 다른 국가들과도 협의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화웨이가 400여명의 연구원과 엔지니어들을 고용하고 있는 캐나다에서도 안보상의 우려가 불거진 상태다.

야당인 보수당은 지난 19일 의회에서 자유당 정부에 화웨이로 인한 안보상의 우려를 추궁했다.

랠프 굿데일 공안 장관은 화웨이를 거명하지는 않은 가운데 정부가 사이버보안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제반 조치를 취하겠다고 답변했다.

야당이 문제를 제기한 것은 토론토에서 발행되는 일간지 글로브 앤드 메일이 안보 및 정보 기관의 전직 고위 관리들의 말을 인용, 화웨이가 걱정스럽다고 보도한 데 따른 것이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SK텔레콤의 박정호 사장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8'에 참석하면서 코리아 헤럴드와 인터뷰를 갖는 가운데 "화웨이는 우려 대상"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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