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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만났다" 거짓말 탄로난 네덜란드 외교장관 결국 사퇴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던 할브 제일스트라 네덜란드 외교장관이 현지시간 13일 자신이 거짓말한 사실을 인정하고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제일스트라 장관은 이날 그의 처신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의회에서 열린 회의에 출석, 현 상황이 외교부의 업무를 해칠 위험이 있어 국왕에게 사직서를 제출하려고 한다며 사임을 발표했습니다.

그동안 제일스트라 장관은 지난 2016년 자신이 속한 자유민주당 컨퍼런스를 비롯해 몇 차례에 걸쳐서 지난 2006년 어떤 모임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고,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이 과거의 '대 러시아 제국'을 재건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며 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위협을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제일스트라 장관이 푸틴 대통령이 있었던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그는 최근 언론인터뷰에서 자신이 당시 푸틴 대통령 모임에 참석했던 인사로부터 푸틴 대통령의 얘기를 전해 들었으며, 익명의 제보자를 보호하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고 인정했습니다.

이후 네덜란드 정치권에서는 그의 거짓말에 대한 비난이 거세게 일었고, 특히 야당은 사임을 요구하는 한편 그의 처신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의회 회의를 소집했습니다.

제일스트라 장관이 거짓말을 한 사실이 드러나 사임함으로써 네덜란드 하원 150석 가운데 절반보다 겨우 한 석이 많은 76석을 채워 연립정부를 구성한 마르크 뤼테 총리 내각은 연정 출범 4개월도 안돼 큰 타격을 입게 됐습니다.

또 러시아와의 외교관계에서도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제일스트라 장관은 이날 의회 회의에 출석, 자신이 거짓말한 것을 인정한 뒤 "우리가 살고 있는 네덜란드는 진실이 중요한 국가"라면서 "내가 사임하는 것 이외 다른 선택이 없다고 생각한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의원들은 이날 회의에서 그동안 제일스트라 외교장관을 두둔했던 뤼테 총리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한편, 당초 제일스트라장관은 현지시간 14일 러시아를 방문,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과 회담할 예정이었으나 방러 계획을 하루 앞두고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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