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구성 지연으로 5개월 가까이 국제 외교무대에서 존재감이 옅어졌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본격적인 외교 행보를 재개한다.
독일 총리실은 13일(현지시간) 메르켈 총리가 오는 16일 베를린에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과 영국이 최근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2단계 협상에 착수한 가운데 열리는 회담이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한, 메르켈 총리는 15일에는 독일을 방문하는 비날리 이을드름 터키 총리와 회담을 갖고 양자관계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메르켈 총리는 회담에서 테러 선전 혐의로 터키에서 투옥 중인 일간 벨트의 데니츠 위첼 특파원 등이 조속히 석방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 당국은 현재 터키 내에서 정치적인 이유로 구금된 독일인을 6명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메르켈 총리가 최근 대연정 협상 타결 이후 본격적인 외교행보를 재개하는 신호탄으로 여겨진다.
지난해 9월 총선에서 '빛바랜 승리'를 거둔 메르켈 총리는 '자메이카(기독민주·기독사회 연합-자유민주-녹색당) 연정' 협상의 실패 등으로 새 정부 구성이 늦춰지면서 자연스럽게 외교무대에서도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상반기만해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맞서며 EU의 실질적인 리더로 거듭난 것과는 사뭇 다른 상황이 전개된 것이다.
그 사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메르켈 총리의 빈자리를 대신하며 EU 의 리더로 급부상했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해 11월 독일 본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P23)에서 개최국 수장임에도 위축된 모습으로 마크롱 대통령에게 주인공 자리를 내줬다.
자국의 석탄 산업 보호를 이유로 자신 있게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 비전을 발표하지 못하는 등 소극적인 인상을 남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