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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수업 중 바지 내린 아이들…'유아 성적 놀이' 어떻게 대처하나?

[리포트+] 수업 중 바지 내린 아이들…'유아 성적 놀이' 어떻게 대처하나?
초등학교도 입학하지 않은 어린 딸은 둔 A 씨는 어느 날 아이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딸 아이가 유아스포츠단에 다니는데 같은 반 남자아이가 수업시간에 책상 밑에서 바지와 속옷을 내리라고 했다는 겁니다. 심지어 남자아이가 자신의 성기를 만져달라고 하거나 서로 만지자고 했다는 딸의 이야기에 A 씨는 당황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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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놀이를 겪은 아이 어머니]
"집안일을 하다가 아이 말을 듣고 처음에는 잘못 들었나 했어요. 같은 반 남자아이 이름을 대면서 '엄마 나 오늘 걔 성기를 만졌다' 이러더라고요. 싫다고 했는데 계속 조르니까 또 들어줬나 봐요. 선생님한테 말하거나 하면 좋았을 텐데 어떻게 대처할지 몰랐던 거죠." //
게다가 아이들의 행위가 수업 시간에 이뤄졌다는 것에 A 씨는 "이런 일이 아이들만 있는 시간에 생긴 것도 아니고 교실에서 선생님이 수업하는 중에 일어났다는 게 좀 기가 막혔다"고 털어놨습니다.
수업시간
■ 또래에서 공공연한 '성적 놀이'…아이들은 왜 '놀이'로 생각할까?

어린아이들의 성적인 행위를 이른바 유아의 '성적 놀이' 또는 '부끄러운 놀이'라고 부릅니다. 지난해 한 상담센터에서는 9살 이하 아동이 가해자로 지목된 성폭력 상담이 400건이 넘는데 대부분 성적 놀이와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이들은 왜 이런 행동을 놀이로 생각하는 걸까요?

만 4세에서 6세 사이는 특정 신체 부위에 성적인 관심을 갖게 되는 이른바 '남근기'로 불립니다. 이때는 자신이나 다른 아이의 특정 부위를 보거나 만지려는 행동이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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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 인간 발달 단계><button class= 이미지 확대하기
구강기 - 항문기 - 남근기 - 잠복기 - 생식기 만 4~6세 남근기 : 자신이나 다른 아이의 신체 부위를 보거나 만지려는 행동이 나타남 //" data-captionyn="N" id="i201141292" src="https://static.sbsdlab.co.kr/image/thumb_default.png" class="lazy" data-src="//img.sbs.co.kr/newimg/news/20180126/201141292_1280.jpg" style="display:block; margin:20px auto">또 부모와 선생님에게는 알리지 않지만, 또래집단 사이에서 이런 행위가 공공연하게 일어나면서 아이들은 '놀이'의 일종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푸른아우성 신숙경 성교육 강사 SBS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일반적으로 사춘기 때부터 성호르몬이 생기고 성적인 행위를 인지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것은 아니다"라며 "어린아이들도 발달 과정을 거치면서 성적인 관심이 생기고 궁금증을 가지는 게 당연하다"고 설명했습니다.

■ "아이가 상처받진 않을까"…호기심? 치료대상? 당황스러운 부모들

이처럼 아이들이 성적인 행동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데다가 일종의 놀이로 생각하다 보니 부모의 대처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성적 놀이를 겪은 한 아이의 어머니는 아이에게 상처가 될까 봐 공개적으로 문제 삼기도 조심스럽고 그냥 넘길 수도 없어 고민스럽다고 털어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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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놀이를 겪은 아이 어머니]
"수치스럽거나 이런 감정이 나중에 아이에게 생길 수 있을 것 같아요. 충격을 받았거나 트라우마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상담이나 치료를 받아봐야 하나라는 생각도 했어요."
부모는 물론 보육기관들도 성적 놀이에 대한 이해와 대응이 미숙한 상황입니다. 성적 놀이가 일어난 유아스포츠단 측은 "유아들은 집중 시간이 15~20분 정도로 짧고 당시 책상이 높아 알아채기 어려웠다"며 수업 중간에 아이들이 이런 행동을 하는지 몰랐다고 해명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이들의 성적 놀이가 부모 간의 갈등으로 번지기도 합니다. 2016년 경기도의 한 유치원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져 1년 넘게 부모 간 법정 다툼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 무조건 혼내면 안 된다, 올바른 '유아 성교육' 이뤄져야…

그렇다면 이런 일이 생겼을 때 부모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유아의 성적 놀이는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상처가 남지 않도록 해결하는 게 중요합니다. 우선 성적 놀이를 발견하면 무조건 가해자와 피해자로 구분하지 말고 아이가 상처받지 않도록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아줘야 합니다. 다른 아이가 싫어하는데도 계속 성적 놀이를 강요했다면 분명하게 잘못된 점을 이해시키고 사과하도록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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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숙경/푸른아우성 성교육 강사]
"아이가 성적 놀이를 강요한 부분이 있다면 친구가 그런 행동으로 인해 상처받았고 힘들어한다는 점을 충분히 설명해야 합니다. 이런 일을 당했을 때 치유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가해자의 진심 어린 사과와 재발 방지입니다." //
요즘 어린아이들은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자주 접하는 탓에 성에 대해 왜곡된 인식을 갖기 쉬운데요. 만약 성적 놀이 강요의 잘못된 점을 설명했는데도 또래를 불편하게 하는 행동을 멈추지 않고 성행위를 자세히 모방할 정도면 전문적인 상담과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유네스코는 늦어도 만 5세부터는 주기적으로 성교육을 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또 내용 면에서도 임신과 출산, 성폭력 예방 같은 수준에서 나아가 다른 성을 존중하고 경계선을 지키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교육까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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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혜/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교수]
"나는 좋아서 한 행동일 수 있지만, 상대방은 불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럴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배운 적이 별로 없죠. 유아 성교육을 통해 아이들은 성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물리적인 것부터 신체적인 것까지 타인의 사적인 영역은 존중하고 침범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배울 수 있습니다." //
(기획·구성: 송욱, 장아람 / 디자인: 정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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