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관리사무소는 지난해 11월 "차량 훼손, 배관 훼손, 환경오염, 안전사고 발생 등으로 입주민 생활에 많은 불편을 초래한다"며 "야생동물 먹이 주기를 자제해 주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협조문을 게시했습니다.
또 "먹이 잔여물의 부패, 배설물 등으로 주변 환경을 오염시키며, 길고양이들이 지하에 둥지를 틀면서 시설물 파괴로 이어져 시설물 관리에 애를 먹고, 그 비용이 입주자들에게 돌아가는 피해를 안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협조문에는 "동물보호법에도 야생동물에 대해 먹이를 줄 수 있는 근거가 없다"는 내용도 명시됐습니다.
지난 9일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는 한 시민에게 제보를 받았다며 이같은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카라는 협조문의 내용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19개 동 2천 세대가 넘게 살고 있는 이 아파트 단지 전체를 살펴보며 현장조사에 나섰습니다.
카라는 "아파트 단지를 살펴본 결과 발견된 조류는 5마리가 채 되지 않았다"라며 "관리사무소의 주장대로 고양이들을 챙겨주고 남은 먹이 잔여물이나 챙겨준 흔적들이 있는지 찾아봤지만 어떤 흔적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아파트 지하실로 통하는 창문은 전부 닫혀있는 상태였고, 일단 밖으로 노출된 배관 등에서는 훼손된 흔적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며 아파트 시설물 훼손 정도에 대해서도 설명했습니다.
카라는 현장조사를 끝낸 후 "관리사무소 협조문이 부당하고, 오히려 주민들의 갈등을 유발한다고 판단했다"며 "이 아파트의 관리사무소에 해당 협조문의 게시 중단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누리꾼들은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습니다.
길고양이 먹이를 주는 데 반대하는 누리꾼들은 "고양이 좋아하는 건 알겠지만, 민폐는 민폐인 거다", "(길 고양이 먹이 주지 말고) 집에 데려가서 키우면 되지 않냐"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우리 아파트 단지에도 고양이 있지만 피해 보는 건 전혀 없다", "길고양이도 생명인데 서로 조금씩만 이해해주면서 살자" 등의 의견을 낸 누리꾼들도 있었습니다.
'뉴스 픽'입니다.
(사진=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