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보 모랄레스(58) 볼리비아 대통령의 4번째 대권 도전 허용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8일(현지시간) 라 라손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여당인 좌파 사회주의운동(MAS) 지지자들과 여러 노조원 수천 명은 전날 수도 라 파스에서 모랄레스 대통령의 내년 대선 출마 허용을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모랄레스 대통령이 그동안 추진해온 사회개혁을 마무리하려면 대통령으로 더 재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회에 참가한 원주민 지도자 헤수스 베라는 "민중은 모랄레스 대통령과 함께 있다"면서 "국민이 당신의 정부를 계속 지지하는 한 당신은 모든 볼리비아인의 대통령으로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야권을 비롯해 재계 단체 등은 동원된 집회라고 비판하며 모랄레스 정권이 지난해 실시된 국민투표의 결과를 수용해야 한다고 맞섰다.
볼리비아 최초의 원주민 출신 대통령인 모랄레스는 중남미 반미 대열의 선봉을 이끌고 있다.
그는 2019년 대선 출마를 제한하는 헌법 규정을 개정하려고 지난해 2월 국민투표를 시행했으나 옛 애인과 연관된 부패 스캔들 의혹이 불거지는 바람에 부결돼 4선 연임의 꿈을 포기해야만 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국민투표 직후 결과를 존중하겠다고 했다.
그럼에도 MAS는 모랄레스 대통령의 연임을 위해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의원총회를 열어 만장일치로 모랄레스 대통령을 차기 대선후보로 결정했다.
이어 지난 9월에는 헌법재판소에 모랄레스 대통령이 4선을 위해 차기 대선에 출마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고 요구하는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2005년 처음 당선된 이후 2009년과 2014년에 다시 대권을 거머쥐었다.
모랄레스 대통령의 임기는 2020년 1월 22일 끝난다.
볼리비아 헌법은 대통령의 2선 연임까지만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2009년 헌법 개정을 통해 볼리비아가 공화국에서 다민족 국가로 바뀌면서 모랄레스 대통령이 첫 번째 5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했다고 판결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이 3번째 임기를 수행하고 있지만 2009년 이후에 2번만 연임했다는 것이다.
헌재가 오는 12월 2선 연임 제한 규정을 폐기하는 방향으로 헌법소원 판결을 내린다면 모랄레스 대통령이 2019년 말 치러지는 대선에 출마할 수 있게 된다.
모랄레스가 다시 당선된다면 그는 2025년까지 임기를 채우게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