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손으로 공을 던지고 왼손으로 타격하는 야구선수가 대성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자유대 스포츠의학과 데이비드 만 교수 공동연구팀은 지난 1871년부터 지난해까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선수들에 관한 데이터 등을 분석해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만 교수팀은 분석 결과, "오른손으로 공을 던지고 왼손으로 타격하는 '우투좌타' 선수가 전통적으로 좀 더 유리하다고 여겨온 좌투좌타자보다 선수로서 성공할 확률이 더 높았으며, 우투우타자가 상대적으로 확률이 가장 낮았다"고 밝혔습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우투좌타는 메이저리그 선수 가운데 11.8%에 불과하지만 '명예의 전당' 회원에 오른 선수 가운데는 그 비중이 19.9%, 타율 0.299 이상의 최고수준급 타자들에서는 31.6%나 됐습니다.
반면, 좌투좌타는 메이저리거 가운데 15.9%인데 명예의 전당에선 13.1%, 톱타자 중에선 21%에 그쳤습니다.
우투우타는 메이저리거의 62.6%나 되지만, 명예의 전당에선 55.7%, 톱타자의 44.3%만 차지했습니다.
연구팀은 또, 초중고교 선수보다 MLB 선수 중에 우투좌타자 비율이 5.3배나 더 많았다고 밝혔습니다.
이 격차가 명예의 전당 회원 중에는 9.9배, 톱타자 중에는 18.3배로 늘어났습니다.
3가지 투타 유형 선수 그룹별로 각기 프로에 진출할 상대적 확률은 우투좌타, 좌투좌타, 좌투우타 순으로 높았습니다.
연구팀은 여기엔 여러 요인이 작용할 것이라면서 우선 우투좌타가 더 많은 생체역학적 이점을 누린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주로 사용하는 손이 방망이 타격 끝점에서 더 멀리 떨어지게 돼 더 긴 지렛대를 갖게 되는 데다, 왼손 타자는 공을 때린 뒤에 몸이 자동으로 1루 쪽으로 향하게 돼 출루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또 투수가 왼손 타자를 상대한 경험이 더 적고, 필드 오른쪽에 더 넓은 빈 지역이 있어 왼손 타자가 안타를 칠 확률이 높다는 점도 들었습니다.
미국야구연구협회 제이콥 폼렌키 콘텐츠총국장은 아울러 우투 선수가 더 다양한 위치에서 경기할 수 있어 출전 명단에 오를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점도 꼽았습니다.
폼렌킨 국장은 "리틀야구에서조차 좌투 선수를 1루수나 외야의 좌·우익수는 물론 투수에 기용하길 꺼리는 반면, 우투 선수는 모든 포지션에서 역할이 가능하고 조금 더 이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연구팀은 과거 크리켓 선수들에 대한 분석에서도 유사한 경향이 발견됐으며, 프로골프에서도 비슷한 같은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됐다고 밝혔습니다.
만 교수는 통상적으로 오른손잡이 대부분이 타격 때도 오른손을 사용하는 이유는 분명하지 않지만, 휘두르는 것에 대한 통제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로 추정했습니다.
무거운 해머를 들어 내리칠 때 처음엔 자신이 주로 쓰는 손을 망치머리 쪽으로 더 가깝게 즉, 짧게 쥐지만, 어느 정도 힘이 붙고 익숙해지면 망치머리에서 멀리 잡게 되는 이치와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짧게 잡으면 내리치는 행위의 통제력은 높이는 대신 스피드와 힘은 줄어들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만 교수는 우투좌타는 선천적인 것은 분명히 아닌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오히려 훈련과 교육에 따른 행동의 누적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어릴 때부터 우투좌타를 포함해 다양한 방식으로 연습하게 하면서 나중에 자신이 선호하거나 적합한 방식을 택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영국, 독일 연구진과 공동으로 수행한 이 연구결과는 세계적 의학 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 최신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