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검찰이 징역 4년이 확정된 올해 96세의 옛 나치 아우슈비츠 경비원 오스카어 그뢰닝이 실형을 감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현지 언론은 관할 하노버 검찰이 현지시간 2일 그뢰닝 변호인의 집행유예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채 이러한 견해를 내놓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작년 11월 연방대법원은 나치 정권 때 집단수용소인 아우슈비츠 경비원으로서 30만 명의 학살을 방조한 죄로 징역 4년이 선고된 그뢰닝에 대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당시 언론은 집단 살해에 직접 가담하지 않았더라도 이를 방조한 전 나치 친위대원에 대해 처음으로 확정판결이 내려졌다고 의미를 부여한 바 있습니다.
카트린 죄프커 검찰 대변인은 적정한 의료적 보호가 제공된다면 그뢰닝이 실형을 사는 데 문제가 없다는 것이 법원 측 의사의 판단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뢰닝 변호인은 그러나, 그가 초고령이기 때문에 그렇지 않다면서 수형 생활을 피하기 위한 추가적인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습니다.
그뢰닝 공판은 그를 1944년 5∼7월 가스실 집단학살을 자행한 나치의 공범으로 간주한 독일 검찰의 기소로 2015년 4월 뤼네부르크 지법에서 시작됐습니다.
그는 재판에서 "나 역시 도덕적 공범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거나 "진정 뉘우친다"라고 밝히는 등 반성하는 자세를 보였지만 자신은 "큰 기계의 작은 톱니바퀴에 불과하다"라며 직접적인 연루 혐의만큼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뢰닝은 2차 세계대전 기간이던 1942∼1994년 나치가 폴란드에 세운 아우슈비츠 수용소 경비원으로 2년여 있으면서 수용자들의 짐을 압수하고 금품을 계산해 독일로 보내는 일을 했습니다.
그래서 '아우슈비츠의 회계원'이란 별칭으로도 불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