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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만델라'…임종 앞둔 류샤오보에 서구언론 찬사

중국 인권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의 임종이 가까워졌다는 소식에 해외언론들은 앞다퉈 중국 정부의 억압에 맞서 평생을 바친 그의 일생에 경의를 표하며 그의 일생이 갖는 의미를 조명했습니다.

톈안먼 사건 보도로 퓰리처상을 받은 니컬러스 크리스토프 뉴욕타임스 기자는 '류샤오보가 다른 이들의 자유를 위해 대신 고통받았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류샤오보는 우리 시대의 넬슨 만델라"라고 표현했습니다.

민주화운동을 이끌다 장기간 수감된 류샤오보를 인종차별정책에 저항하다 27년간 수감된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에 비유한 겁니다.

크리스토프는 "우리 서구의 민주주의 국가 지도자들보다 감방 안의 당신이 더 솔직하고 열정적으로 민주주의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류샤오보는 1980년대 미 컬럼비아대 객원 연구원으로 일하다가 톈안먼 사건이 일어나자 중국으로 돌아와 반체제 인사로 부상했습니다.

그 무렵 류샤오보를 만났다는 크리스토프는 "당신은 종종 중국이 서구에서 배울 점이 있다고 했으나 솔직히 우리가 당신한테 민주주의의 개념부터 배워야 한다"고 평했습니다.

류샤오보는 해외로 도망칠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는데도 이를 포기하고,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에 참가해 목숨을 바치겠다는 대학생들을 설득해 대규모 유혈사태를 막아냈지만 그는 그 대가로 친청 교도소에서 2년 가까이 복역했습니다.

그는 1996년 다시 '사회질서교란죄'로 3년간 복역하던 중에도 의료가석방으로 중국을 떠날 기회가 생겼지만 이를 또다시 거부하고 남았습니다.

이후 2008년 중국에 다당제를 요구하는 '08 헌장' 서명운동을 주도해 11년형을 선고받았고 현재는 간암 말기를 판정받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류샤오보의 생명이 꺼져가면서 중국 개혁에 대한 희망도 죽어가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류샤오보의 '임박하고 피할 수 없는 죽음'으로 세계는 '도덕적 위인'을 잃게 됐으며 중국 개혁을 위한 강렬한 소망도 사라지게 됐다고 평했습니다.

류샤오보의 친구인 랴오이우는 "류샤오보 덕분에 중국 역사가 멈춰 서지 않을 수 있었다"며 "1989년 톈안먼 사건 이후로 많은 사람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잊거나 해외로 떠나거나 생업에 종사하거나 심지어는 정부를 위해 일하게 됐지만 류샤오보는 그 어느 것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30년 동안 중국 정부의 감시 속에서 살아야 했던 류샤오보의 신념은 그가 1988년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지옥에 들어가길 바란다면 어둠을 불평해서는 안 되고 반체제인사의 길을 걷는다면 세상이 불공정하다고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한 발언에서도 드러납니다.

만델라 전 대통령이 자신의 소망을 이루고 세상을 떠난 것과는 달리 류샤오보는 자신이 원하던 중국의 민주주의를 보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지난 2010년 노르웨이 노벨평화상 위원회가 류샤오보를 수상자로 선정한 이후 중국은 노르웨이와의 교류를 7년간 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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