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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잔 마셨는데 운전하면 안 되지"…음주운전 감소세 '뚜렷'

운전자들 사이에서 음주 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음주 운전이 줄어드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경찰이 밤낮을 가리지 않는 상시 단속을 펼치고, 음주 운전을 방조한 동승자를 적극적으로 처벌하고 나선 것도 이런 추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8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6개월간 경기 남부지역의 음주 단속 건수는 총 1만9천865건으로, 음주 단속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7년 이후 처음으로 2만 건 밑으로 떨어졌다.

하반기까지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음주 단속 건수는 4만 건 이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음주 단속 건수는 2007년부터 2013년까지 2만1천∼3만5천 건(연간 4만2천 건∼10만2천 건) 사이에서 등락을 반복하다 2014년부터 4년 연속 감소세다.

이런 현상은 운전자들의 인식 변화에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도로교통공단 송수연 선임연구원은 "과거에는 한두 잔쯤은 음주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며 "미디어를 통해 음주 폐해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한 운전자도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디서든 쉽게 대리운전을 부를 수 있고, 늦은 시간까지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지난해 말 악사손해보험이 전국 19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 1천331명을 대상으로 한 교통안전 의식 조사 결과를 보면 음주 운전에 대한 인식 변화가 뚜렷이 드러난다.

술을 2잔 이상 마신 후 주행에 대한 위험도를 묻자 대다수인 90.2%(1천201명)가 '그 자체로 위험하다'고 답했다.

'운전자에 따라 위험하다'(8%), '상황에 따라 위험하다'(1.7%) 등 안이한 인식을 엿볼 수 있는 응답은 미미했다.

술을 2잔 이상 마신 후 주행한 경험에 대해서는 '절대 없다'고 응답한 운전자가 90%(1천198명)로 압도적이었다.

음주 운전 단속 및 처벌이 강화된 것도 음주 운전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지난해 6월 인천 청라 일가족 사망사고 이후부터 가용경력을 총동원한 단속을 매일 펼치고 있다.

경기남부청의 경우 관내 30개 경찰서에서 매일 낮 이동식 음주단속인 '스팟단속'을 하고, 밤 9시부터 이튿날 새벽 2시 사이 2시간씩 단속을 벌인다.

스팟단속이란 20∼30분 단위로 장소를 옮기는 형태의 단속 방식이다.

전날 마신 술이 덜 깬 상태에서 운전하는 숙취 운전 단속은 각 경찰서 재량에 따라 오전 5시부터 2시간가량 진행한다.

지방청 차원에서는 주 1회 지역 경찰, 기동대, 의경중대 등을 동원해 밤에 일제 단속을 펼친다.

아울러 검찰과 경찰은 지난해 4월 공동으로 '음주 운전 처벌 강화 방안'을 시행했다.

검경은 음주운전 사실을 알면서도 차량이나 차량 열쇠를 제공한 자, 음주운전을 권유·독려·공모해 동승한 자, 음주운전을 예상하고도 술을 제공한 자 등을 음주운전 방조범으로 처벌하고 있다.

또 음주운전 전력자가 음주 사망사고를 야기하거나 최근 5년간 4회 이상 음주운전 전력자가 다시 음주운전을 했을 때는 차량을 몰수한다.

경기남부청 교통과 관계자는 "운전자들의 인식 자체가 변화한 데다가 언제 어디서든 음주 단속에 걸릴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한 결과 음주운전이 감소세를 보이는 것으로 보인다"며 "요즘에는 과거보다 더 많은 음주 단속을 하는데도 적발 인원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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