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영양분이 풍부해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는 식용곤충을 연구하는 대학생들이 있다.
건국대 축산식품생명공학부의 동아리 'KEIRO(Konkuk Edible Insect Research Organization)' 회원들이다.
고등학생 때부터 밀웜(갈색거저리 애벌레)과 귀뚜라미 2천여마리를 키워온 최영우(21) 씨가 지난해 3월 선배와 동기들에게 식용곤충의 장점을 설파했고, 이에 공감한 이들을 중심으로 처음에 6명으로 출발한 이 동아리의 인원은 현재 30명으로 불었다.
최 씨는 18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식용곤충이 식량으로 효용성이 있을까, 구호식품으로 가능할까 등을 고민해오다 지난해 3월부터 매주 2차례 모여 식용곤충의 쓰임새, 장점을 함께 공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동아리의 가장 주요한 활동 목표는 '징그럽다'라는 식용곤충에 대한 인식의 개선이다.
'벌레'가 아닌 '식용곤충'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사람들이 거부감을 가지지 않을 다양한 조리 방안도 연구한다.
최 씨는 동아리 인원이 1년 만에 5배로 불어난 것 자체가 그만큼 인식이 개선된 결과라고 믿는다.
그는 "동아리 활동을 하다 군대에 간 선배들도 가끔 생각이 난다고 하더라"라며 웃었다.
지난해 교내 축제 때는 홍보 부스를 마련해 밀웜 가루를 넣어 만든 쿠키를 소개했다.
한국식용곤충연구소에서 제품을 받아 우유와 함께 팔았는데 '완판'에 성공했다.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식용곤충 장점을 소개하고 산업 현황, 활용 방안 등을 설명하는 교육도 한다.
지난해 서울 길동초등학교를 방문했고, 다음달 의정부 송현고등학교를 찾아간다.
교육 내용을 소책자에 담은 '입문서' 제작도 준비 중이다.
동아리 회원 임재혁(23) 씨는 "처음 동아리를 시작할 때 손바닥 위에 밀웜 한 마리를 놓아두고 한참 들여다봤다. 일단 받기는 했지만 입에 넣을 때까지 30분이나 걸렸다"고 전했다.
임 씨는 또 "귀뚜라미, 밀웜, 메뚜기 등 식용으로 쓰이는 곤충이 많다. 처음 먹는 사람들은 비명 지르고 욕도 하고 싫어했지만 일단 먹어보면 또 먹게 된다"며 미소를 지었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대학생들로서는 식용곤충이 싸지 않아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는 게 동아리 운영에 가장 힘든 점이라고 한다.
건조 상태로 포장된 식용곤충 1kg 제품은 인터넷 등을 통해 2만∼3만 원에 팔린다.
그래도 이들은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변하면 식품 산업도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식용곤충 공부는 현재가 아니라 미래를 보는 것"이라며 의지를 드러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