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퇴위한 베네딕토 16세가 16일 90세 생일을 맞았습니다.
교황청 공보실은 베네딕토 16세가 부활절 다음 날인 17일 지인들과 함께 자신이 거주하는 바티칸 수도원에서 연 조촐한 생일 파티를 열었다고 밝혔습니다.
베네딕토 16세는 이 자리에서 "내 마음은 신께서 허락해주신 90년이라는 세월에 대한 감사로 충만하다"며 "시련과 어려운 시기도 있었지만 신께서 항상 나를 인도해주셨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부활절과 겹치는 바람에 원래 생일 다음 날 열린 이 파티엔 베네딕토 16세의 친형인 올해 93세 게오르그 라칭거 신부와 친구들, 고향인 독일 바이에른 주의 지인 등 소수가 참석했습니다.
베네딕토 16세는 독일의 대표적인 술인 맥주를 조금 마시고, 독일 전통 간식인 프레첼을 선물로 받고 기뻐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1927년 생인 베네딕토 16세는 1951년 사제 서품을 받고 2005년 요한 바오로 2세의 뒤를 이어 265대 교황으로 취임했습니다.
그러나 교황청이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과 부패 추문으로 골머리를 앓던 지난 2013년 2월 "더는 교황 역할을 수행할 몸과 마음의 힘이 남아있지 않다"며 퇴위를 전격 선언했습니다.
베네딕토 16세는 전임 요한바오로 2세나 후임 프란치스코 교황처럼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진 못했으나 역대 교황 가운데 가장 깊이 있는 사상가 중 1명으로 평가됩니다.
현재 교황청 내부에 있는 작은 수도원에서 주로 기도와 명상으로 시간을 보내며 은둔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