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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오른팔' 배넌 NSC서 전격 배제…백악관 역학구도 변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오른팔'인 스티븐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겸 수석 고문을 국가안보회의, NSC에서 전격으로 배제했다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CNN 방송과 워싱턴타임스 등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이 결정했다고 전했습니다.

실제 백악관이 공개한 새 NSC 조직도를 보면 배넌의 이름이 빠져 있습니다.

트럼프 정권의 핵심 실세인 배넌은 지난 1월 28일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NSC 장관급회의 상임위원으로 임명됐지만, 과거 인터넷매체 브레이트바트뉴스를 통해 인종차별 등 극우 운동의 선봉에 섰던 이력과 안보에 대한 무경험 등이 논란이 되면서 처음부터 자질 시비에 휘말렸습니다.

야당인 민주당은 그동안 그의 NSC 참여를 놓고 "미국 국가안보의 정치화"라며 줄곧 배제를 촉구해왔습니다.

배넌을 NSC에서 배제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국가안보팀을 원하는 방식으로 꾸릴 전권을 넘겨받은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백악관의 한 고위 관리는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이 결정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관리는 "트럼프 정부는 NSC 기구를 축소하길 원했고, 배넌은 러시아 내통 논란 속에 조기 낙마한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그 일을 제대로 추진하게 하려고 NSC에 합류했던 것"이라면서 "이제는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이 그 일을 주도하는 만큼 더 이상 역할이 필요 없어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야심 차게 추진했던 '반(反) 이민 행정명령'이 법원에 의해 잇따라 제동이 걸리는 등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 이를 주도한 그의 배제로 이어졌다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배넌을 NSC에서 배제하는 대신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합참의장은 당연직 위원으로 다시 복원시켜 NSC 기능을 정상화했습니다.

이전 오바마 행정부까지만 해도 NSC 장관급회의 당연직 멤버였던 국가정보국 국장과 합참의장은 트럼프 정부 출범과 동시에 관련 사안에 따라 참석할 수 있는 '초청 대상자'로 강등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톰 보서트 국토안보보좌관의 위상도 다소 약화시켰다고 의회전문지 더 힐이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초 NSC 장관급회의의 의장을 이전 국가안보보좌관 단독 주재에서 국가안보보좌관 또는 국토안보보좌관 2인 체제로 변경했으나 다시 무게 중심을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원위치했습니다.

다만 국가안보보좌관이 필요시 NSC 장관급회의를 주재하거나 어젠다를 확정할 수 있는 자신의 권한을 국토안보보좌관에게 위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번 NSC 개편으로 백악관의 역학 구도에 변화가 불가피해졌습니다.

배넌이 수석전략가 겸 수석 고문의 직함을 갖고 계속 활동은 하지만 백악관 내 위상과 입지는 다소 약화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조직 장악에 성공한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의 영향력은 급속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백악관의 역학 구도 변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 기조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극우 성향인 배넌의 입김 대신 '강골 군인'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의 목소리가 외교·안보정책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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