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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을 위해' 10년 만에 다시 문 연 섬마을 학교

충남 보령 대천항에서 20㎞가량 떨어져 있는 섬마을 녹도에 10년 만에 초등학교가 생겼습니다.

2006년 학생 수 감소로 청파초등학교 녹도분교가 폐쇄됐지만, 한 명의 입학생을 위해 충남교육청이 이곳에 순회교육 학습장을 마련한 겁니다.

충남교육청은 지난 3일 오전 녹도 순회교육 학습장에서 한 명의 입학생이자 재학생인 류찬희(8)군을 위한 입학식을 열었다고 밝혔습니다.

입학식에는 섬마을에 10년 만에 학교가 생긴 것을 축하하기 위해 마을 주민 50여 명도 함께 했습니다.

교육청이 녹도에 순회교육 학습장을 설치한 것은 류군 부모와 마을 주민의 간절한 요청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류군 부모는 학교가 없어 배로 20분가량 떨어진 옆 섬마을 학교인 청파초 호도분교에 진학해야 했던 아들을 위해 충남교육청에 '가족은 함께 해야 하며, 의무교육 대상자인 찬희를 국가가 책임져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교육청은 심사숙고 끝에 녹도에 순회교육 학습장을 설치하고 청파초 호도분교 교사 한 명을 녹도에 파견하기로 했습니다.

폐교된 지역에서 학교 교육이 재개된 건 녹도가 처음입니다.

류군은 일주일 가운데 사흘은 녹도 순회교육 학습장에서 수업하고, 나머지 이틀은 호도분교에서 공부할 예정입니다.

교육청은 류군 학습을 위해 폐교된 녹도분교를 새롭게 단장하는 한편 파견 교사를 위한 숙소도 마련했습니다.

교육청은 녹도 순회교육 학습장 설치는 경제적 효율성보다 한 학생도 포기하지 않는 평등한 교육을 실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지철 충남교육감은 "정부의 소규모 학교 통폐합 유도 분위기에서 녹도에 순회교육 학습장을 설치하는 게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며 "충남교육청은 한 학생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 지역과 마을을 살리는 교육을 위해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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