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실명의 3대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녹내장을 정기검진을 통해 진단받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황영훈 건양대학교 김안과병원 교수팀은 녹내장을 처음 확진 받은 환자 484명을 대상으로 진단경로를 조사한 결과, 다른 증상 때문에 안과를 방문했다가 우연히 발견된 경우가 74.2%로 가장 많았다고 2일 밝혔다.
정기검진으로 발견된 경우는 12.4%, 녹내장 관련 증상 때문에 발견된 경우가 11.8%, 가족력으로 인한 검사 진행이 1.7%로 그 뒤를 이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서 한국인에게 가장 흔히 발생하는 녹내장으로 알려진 '원발개방각녹내장'의 환자 평균나이는 54.8세였다.
또 녹내장은 조기발견 및 치료가 중요한 질환이지만,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중기 이후에 처음 발견된 경우가 약 43%를 차지했다.
연구진은 본인의 나이가 40세 이상이면 최소 1년에 한 번은 반드시 안과에서 정기검진을 받는 게 좋고, 40세 미만일지라도 녹내장 가족력이 있으면서 고도근시(안경도수 6디옵터 이상)·장기간 스테로이드 복용·눈 외상환자 등에 해당하면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영훈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 인구의 녹내장 유병률은 4.7%로 매우 높은 편"이라며 "녹내장은 실명에 이를 수 있는 질환이지만 초기 증상이 없어 자가 진단이 어렵다"고 전했다.
그는 "한 번 손상된 시신경과 시력은 회복되기 어려우므로 평소 정기검진을 받고 가족력이 있는 경우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12일부터 18일은 세계녹내장협회(World Glaucoma Association)가 정한 '세계 녹내장 주간'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