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니 씨는 요즘 당뇨병을 앓고 있는 아내를 위해 틈만 나면 약국을 찾습니다.
[(인슐린 있나요?) 죄송하지만 다 떨어졌어요. (언제 살 수 있나요?) 한 달 뒤쯤요.]
없는 건 인슐린만이 아닙니다.
약국 진열대는 곳곳이 휑하니 비었습니다.
신장약 같은 만성질환제를 중심으로 2천여 종의 약이 거의 바닥났습니다.
[사미르/약사 : 약국에서 40~50%의 품목이 부족합니다. 특히 수입품의 경우는 더 심각합니다.]
대학병원마저 암시장에 약을 의존할 정도입니다.
[알자흐라/신장질환자 : 투석기 필터가 부족해 신장센터가 문을 닫을 거랍니다. 앞으로는 응급환자만 받겠답니다.]
[무스타파/아인샴스 의과대학 교수 : 의약품이 부족해 암시장에서 정상가의 2배를 주고 약을 구입하고 있습니다.]
때아닌 의약품 대란은 환율에서 비롯됩니다.
이집트는 의약품과 원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합니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정부가 IMF 자금 지원을 받는 조건으로 환율 자유화를 시행하면서 두 달 만에 이집트 파운드 가치가 반 토막 났습니다.
이 때문에 원료비가 배로 뛰자 제약 회사들이 약값 인상을 요구하며 생산을 중단한 겁니다.
[포우아드/이집트 의약관련 시민단체 : 약값이 그대로면 없어서, 약값을 올리면 너무 비싸 약을 못 구하는 건 서민에겐 마찬가지입니다.]
이집트 정부가 약값을 50% 올리기로 두 손을 들었지만, 비싼 약값과 의약품 부족으로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