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사건에 갈라선 30년 친구…"칼 안든 협박범" 공방

'광고사 지분 강탈' 혐의로 기소된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측과 피해업체로 지목된 컴투게더 대표 한모씨가 법정에서 '협박' 부분을 놓고 첨예하게 맞섰습니다.

송씨 변호인은 오늘(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심리로 열린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한씨에게 "증인의 안위와 컴투게더의 존속을 걱정하면서 어떻게든 도와주려 한 것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한씨는 이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도와주려 했다면) 내 편에서 이야기를 해줬어야 하는데 저쪽(차은택측) 편을 들고 결과를 이끌어내려 했다. 너무 서운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이어 변호인이 "협박으로 느꼈다면서 그 시점에 송씨에게 조언을 구하는 게 정상이냐"고 묻자, 한씨는 "인질범이나 협박범한테도 '나는 당신과 일 못해' 이런 식으로 거부하는 의사만 보이진 않는다"고 맞받아쳤습니다.

변호인이 "30년 지기인 송씨가 왜 협박했다고 생각하느냐"고 따지자 한씨는 "콘텐츠진흥원장을 만들어준 사람에 대한 보은이라 생각했다"고 말했고, 그 대상으로 광고감독 차은택씨를 지목했습니다.

변호인의 반박은 계속됐습니다.

변호인은 한씨가 협박을 받았다고 한 2015년 6월 말경 송씨를 비롯한 주변인들과 포레카 인수 축하 모임을 가진 일을 거론하며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고 따졌습니다.

그러자 한씨는 "송씨가 (식당) 안에서는 축하한다, 건배하고는 끊임없이 저를 불러내서 '그들 말에 따르겠다고 전화하라'고 종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송씨는 한씨가 버티자 "저쪽 입장에서는 괜히 내가 나서 일만 키웠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얘기했는데, 변호인은 이를 두고 "송씨가 도와주려다 자신도 다치게 생겼다는 의미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한씨는 그러나 "그건 핑계라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노상 강도는 칼을 들고 덤비겠지만, 지식인 협박범은 내용을 갖고 덤빈다"며 "말은 그렇게 해도 내용은 계속 강요로 느껴졌다"고 진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