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오리 축사를 둘러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는 게 일과가 되다시피 한 A씨는 지난 달 오리 7천여 마리를 살처분했던 기억이 악몽처럼 생생하게 뇌리에 남아있습니다.
A씨는 "이런 심정은 가축을 키워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살처분 당시의 기억이 계속 떠오르면서 A씨는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A씨는 "자식같이 애지중지 키운 오리를 팔 때도 마음이 아픈데… 멀쩡하게 살아있는 오리를 모두 땅에 묻는 심정이 오죽하겠느냐. 축사 전체가 오리 사체로 가득하고, 죽은 오리들이 포대에 담겨 중장비로 실려 나가 매몰되던 당시의 상황이 지금도 가끔 떠오른다"고 말합니다.

AI의 빠른 확산으로 닭과 오리 등 살처분 규모가 3,000만 마리를 넘어서면서 농가의 피해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살처분과 입식 금지로 인해 농가의 수입이 사라졌습니다. 닭고기 값도 한달 새 20%(생계 1kg 도매가 기준 - 한국육계협회) 가까이 떨어지면서 AI의 피해를 입지 않은 농가의 수익도 감소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양계농가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유튜브 영상이 오르는 등 응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유튜브에 최근 오른 AI 피해 농가 응원영상 ‘저희가 힘이 되어드리겠습니( https://youtu.be/30g6rnDsMu0)'에는 희생된 닭과 오리의 영정사진과 함께 어려움을 토로하는 농가의 목소리가 담겨있습니다.
또한 농가를 응원하는 뉴스 댓글과 함께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저희가 힘이 되어주겠습니다.’라는 자막이 나오며 AI 피해 농가에 대한 응원의 메시지도 담겨있습니다.
한 AI 피해 농장주는 "AI 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정말 우리같은 농가에게 힘이 되는 것은 국민들의 관심과 응원이다. 시중에 유통되는 닭고기와 오리고기는 AI와 상관이 없으니 안심하고 드시고, 꾸준히 사랑해달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