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이탈리아 총리, BMPS 회생비용 대폭 증액한 유럽중앙은행 비판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정부 구제금융 수순을 밟게 된 부실은행 '방카 몬테 데이 파스키 디 시에나'(BMPS)의 회생에 당초 예상을 크게 상회하는 돈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한 유럽중앙은행(ECB)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젠틸로니 총리는 29일 로마에서 열린 송년 기자회견에서 ECB가 BMPS의 회생 비용을 대폭 증액했다는 갑작스러운 뉴스를 성탄 연휴 때 접한 뒤 "깜짝 놀랐다"며 "이것은 감독 기관에 의한 추산이다. 실제로는 (BMPS의 회생은) 수 개월이 걸리는 길고 복잡한 작업이 될 것이며, 상호 대화와 협의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ECB는 막대한 부실채권 등으로 도산 위기에 몰린 BMPS를 살리기 위해서는 당초 BMPS가 자구책으로 추진하다 실패한 자본 확충안의 50억 유로를 훨씬 상회하는 88억 유로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젠틸로니 총리는 이날 회견에서 "BMPS의 구제 작업은 단순한 의사소통만으로는 해결될 수는 없다. 이런 이유로 이탈리아 정부도 (회생 자금에 대한) 자체 평가를 했다"며 "어쨌든 우리는 최대한 건설적인 방향으로 협조할 것이다. BMPS 구제와 관련한 유럽연합(EU)과 유익한 대화가 이어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는 회생 절차가 진행되는 내내 예금자들을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BMPS의 자체 자구안 도출 실패가 임박하자 지난 21일 의회에서 BMPS 등 부실 은행 구제에 활용할 200억 유로 규모의 구제금융 기금을 의회에서 승인받은 뒤 지난 23일 BMPS에 구제 금융 투입을 결정했다.

ECB와 관련한 젠틸로니 총리의 이날 발언은 ECB가 BMPS의 회생에 필요한 자금을 대폭 늘려 잡은 것에 대해 피에르 카를로 파도안 이탈리아 재정부 장관이 "투명성이 결여됐다"고 비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파도안 장관은 이날 발행된 이탈리아 경제지 일 솔레 24와의 회견에서 "어떤 근거에서 그런 추산이 도출됐는지에 대한 추가 정보가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하며, ECB의 추산에 명확한 근거가 결여됐다는 불만을 내비쳤다.

한편, 젠틸로니 총리는 이날 송년 회견에서 정부의 핵심 키워드를 일자리, 남부, 청년 등 세 단어로 제시했다.

일자리를 창출해 정체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높은 실업과 빈곤에 시달리는 남부와 높은 청년 실업률로 불만이 쌓여가고 있는 청년층을 정책의 우선 순위에 두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4일 치러진 이탈리아 헌법 개정 국민투표는 특히 경기 침체와 높은 실업률에 염증을 느낀 남부와 청년층에서 압도적인 반대표가 나오며 부결됐고, 젠틸로니 총리는 개헌 국민투표 부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마테오 렌치 전 총리의 후임으로 총리직에 올랐다.

젠틸로니 총리는 또 "전임 정부의 바람직한 정책을 무위로 돌리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며 전임 렌치 총리의 개혁 작업을 계속 이어 갈 것임을 천명했다.

아울러, 조기 총선의 전제 조건으로 인식되는 새로운 선거법 마련을 위한 논의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