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미국과 공동으로 태평양전쟁 당시 전사자의 유골을 수습하기로 했습니다. 한때 전쟁 상대였던 미국과 함께 전사자의 유골을 찾으면서 우호를 증진하겠다는 의도입니다.
하지만 일본은 현재 계획 중인 전사자 유골 수습 작업에서 한반도 등 주변 아시아 국가 출신을 배제하고 있어, 진주만 사과에 이어 또 다른 퍼포먼스라는 비판이 주변국들로부터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교도통신은 오늘 일본 정부가 전후 처리문제의 일환으로 미국과 공동으로 전사자의 유골수습을 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양국은 내년부터 태평양전쟁 당시 전투가 펼쳐진 지역을 중심으로 유골수습 작업을 함께 펼칠 계획입니다.
통신은 양국 간 동맹강화의 주춧돌로 삼겠다는 의도로 추진하는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는 내년 1월까지 계획을 구체화해 미일 관계의 안정화에 연결할 의도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양국은 일단 대상 지역을 두 나라가 격전을 펼쳤던 필리핀, 남태평양 솔로몬 제도, 미군 해병대가 성조기를 꽂는 사진으로 유명한 일본의 이오지마 등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은 지난 3월 '전몰자의 유골 수집 추진에 관한 법' 제정 이후 지지부진하던 유골 수습 작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는 것에 유골 수습과 관련된 기술력이 높은 미국과의 협력이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법은 일본 정부가 2025년 3월 말까지 9년간을 집중적인 유골 수습기간으로 정하고 이를 위한 예산을 배정, 사업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하지만 수습 대상을 '일본 전몰자'의 것으로 한정해 일제 강점기에 일본군이나 군무원으로 동원돼 전사한 조선인 희생자는 적용 대상에서 배제됐습니다.
이에 대해 일제의 강제 징병의 책임을 피하려고 일본 정부가 의도적으로 한반도 출신 희생자를 제외했다는 비판이 나왔었습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오는 26일과 27일일 미국 하와이의 진주만을 방문하는 등 과거사와 관련해 미국과 '화해' 이벤트를 마련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미국과의 화해를 통해 일본이 과거사 문제를 매듭을 지었다는 메시지를 세계에 널리 알리려는 의도가 보여 일본 내부에서도 '화해 퍼포먼스'라는 비난이 많습니다.
주변국들로부터도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이 많습니다.
중국은 아베 총리의 진주만 방문 계획에 대해 일본군이 가해자인 난징 대학살 기념관을 방문하라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