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1월 핵실험을 계기로 국제 외교무대에서 수세에 몰리자 비동맹국가들을 끌어들이려 시도했지만, 캄보디아와 콩고민주공화국 같이 전통적으로 '북한 편'을 들었던 나라들마저 북한을 냉대할 정도로 상황은 악화됐다고 미국의 경제전문잡지 포브스가 현지 시간으로 어제 보도했습니다.
포브스는 전직 북한 관리가 지난달 작성한 문서를 인용해 지난 7월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 개최에 맞춰 라오스와 캄보디아를 공식 방문하려 했지만 두 나라로부터 거절당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문서의 내용이 맞다면, 캄보디아가 그동안 친북한 성향에서 벗어나 북한과 거리를 두려 하는 조짐일 수 있다고 포브스는 해석했습니다.
지난 7월 북한의 리 외무상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을 계기로 동남아 국가들을 순방하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았음은 이미 알려졌지만, 리 외무상이 방문 의사를 타진했던 구체적인 국가명이 언급된 일은 처음입니다.
또 이 문서에는 지난 8월 리 외무상이 콩고민주공화국을 방문했을 때 대통령과 총리, 외무장관을 만나려 했지만 실패했다는 내용도 수록됐습니다.
지난 8월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리수용 동지를 단장으로 하는 조선노동당 대표단이 앙골라 인민해방운동 제7차 대회에 참가하고 아프리카 나라들을 방문하기 위하여 평양에서 출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포브스가 인용한 문서에 따르면 리 외무상의 이런 활동은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이 비동맹 국가들을 상대로 한 외교 강화를 지시한 데 따른 움직임이었습니다.
비동맹국가는 냉전 시기 미국이나 구소련 중 어느 쪽의 세력권에도 소속되지 않으려 했던 나라들을 지칭합니다.
이처럼 북한이 핵실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을 외교로 돌파하려 시도했지만, 포브스가 인용한 문서에는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북한에서 성사한 다른 나라와의 '고위급' 교류 횟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 정도로 줄어들었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