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6월 운전면허시험이 간소화된 이후 초보운전자의 사고율이 이전보다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는 22일 2009∼2015년 발생한 현대해상의 사고 데이터베이스 317만4천92건과 운전자 실험·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한 '초보운전자 사고감소를 위한 정책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이렇게 밝혔다.
연구소가 경력 1년 미만인 초보운전자와 7년 이상인 운전자의 사고율을 비교한 결과, 면허시험 간소화 이전에는 초보운전자의 사고율이 1.7배 높았으나, 2015년에는 2.1배까지 높아졌다.
또 초보운전자는 운전 첫해에 사고율이 19.6%로 가장 높고, 운전을 시작한 지 100일 이내가 가장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보운전자가 첫해에 낸 사고 가운데 30일 이내에 16%가, 100일 이내에 41%가 몰려 있었다.
초보운전자의 사고는 특히 측면충돌사고가 9.0%로 가장 많았는데, 이는 시야 폭이 좁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연구소가 특수장비를 활용해 초보운전자와 경력운전자의 시선을 측정·분석한 결과를 보면 초보운전자의 시야 폭은 18도로 경력운전자(92도)의 5분의 1 수준이었다.
좌우를 탐색하는 시간도 초보운전자의 경우는 전체 주시시간의 8.6%로 경력운전자(37.2%)의 4분의 1에 그쳤다.
연구소는 또 초보운전 시기의 운전 습관이 나중의 안전운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했다.
2009∼2010년 현대해상에 가입한 초보운전자 5천7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첫해에 사고를 낸 그룹은 이후 5년간 사고율이 53.0%로, 첫해에 사고를 내지 않은 그룹의 37.4%보다 15.6%포인트 높았다.
이렇게 초보운전자의 사고 위험도가 높기 때문에, 해외에서는 초보 시기의 법규위반 등에 대해 일반 운전자보다 더 엄격한 제재를 해 올바른 운전 습관을 갖도록 유도한다고 연구소는 밝혔다.
그러나 초보운전자를 관리하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도로교통법에서는 초보운전자를 '운전면허를 처음 받은 지 2년이 지나지 않은 이들'로 정의하고 있으나, 연구소 설문 결과 면허를 취득한 첫해부터 운전하는 이들은 36.4%에 그쳤다.
나머지는 1년 이상 '장롱 면허'를 유지한다는 뜻이다.
이수일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 박사는 "우리나라는 장롱 면허가 많아 실질적인 초보운전자의 관리가 어려우므로, 보험가입경력 등을 이용해 법적 정의를 실제 운전 시작일 기준으로 변경해야 한다"며 "초보 시기의 교육과 제도 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