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기소)씨의 '국정농단' 사건과 박근혜 대통령의 비위 의혹을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20일간의 준비를 마치고 수사 기간 70일, 길게는 100일의 대장정에 돌입합니다.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피의자로 입건된 상태에서 출발하는 터라 그 결과에 초미의 관심이 쏠힙니다.
특검팀은 오늘(21일) 오전 대치동 D 빌딩에서 현판식을 열고 본격적인 수사 시작을 알립니다.
주된 의혹은 ▲ 미르·K스포츠 재단의 강제 모금 및 박 대통령과 최씨, 대기업 사이의 제3자 뇌물수수 ▲ 박 대통령의 최씨 이권 챙기기 지원 ▲ 삼성그룹의 정유라 승마훈련 지원 등 최씨 일가 지원 ▲ 성형외과 의사 김영재씨와 김상만 전 자문의 등 '비선 진료' 등 '세월호 7시간 의혹' ▲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최순실 비호 및 직권남용 등입니다.
특히 미르·K스포츠 재단에 가장 많은 출연금을 냈을 뿐 아니라 최씨 일가를 개별적으로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아 온 삼성을 겨냥한 수사에 초점이 맞춰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특검팀은 준비 기간 제3의 장소에서 일부 사건 관련자를 만났는데,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등이 대상자에 포함돼 이런 전망에 힘을 실었습니다.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 수사는 박 대통령 뇌물죄 적용의 성패를 가를 사안입니다.
박 특검이 '특수통' 윤석열 검사와 굵직한 대기업 수사에서 성과를 내 온 한동훈 부장검사 등을 합류시킨 것 또한 이를 고려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국회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 등을 통해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과 관련한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특검 수사를 통해 진상이 규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특검팀은 "세월호 7시간은 수사 대상에 일단 포함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해 수사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최씨가 박 대통령의 영향력에 힘입어 사익을 챙기고 정부 문건을 받아보는 등 '국정농단' 행위를 하는 동안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나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묵인이나 방조한 의혹을 특검이 규명해 처벌할지도 주목됩니다.
이는 기존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수사에서는 제대로 다루지 못한 부분입니다.
우 전 수석의 '직무유기' 의혹은 특검법상 수사 대상으로 적시돼 어떻게든 결론을 내려야 합니다.
김 전 실장은 문체부 1급 공무원 6명의 일괄 사표를 받으라고 지시한 혐의로 입건됐습니다.
우 전 수석에게는 세월호 참사 관련 검찰 수사에 '외압'을 가한 의혹 등도 제기됐습니다.
헌정 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 대면조사와 청와대 내부 집무 공간 압수수색 등을 추진하는 특검팀은 그동안 강조해 온 '성역없는 수사' 의지를 현판식에서도 밝힐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