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오바마 "해킹에 무력분쟁법 적용"…핫라인 통해 푸틴에 경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대선을 8일 앞둔 지난 10월 31일 러시아의 해킹 행위에 대해 국제적 무력분쟁법에 입각해 책임을 묻겠다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강력히 경고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NBC방송이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의 이 경고는 불의의 핵전쟁을 막기 위해 미국과 러시아 간 설치된 '핵무기 삭감센터'(NRRC)의 핫라인, 즉 '레드 폰'(Red Phone)을 통해 푸틴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초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9월 중국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났을 당시 민주당을 비롯한 미 국가기관에 대한 러시아의 해킹 행위가 중단돼야 한다고 완곡한 어법으로 주문했습니다.

관리들은 '러시아의 대선 개입은 전쟁 상태로 간주한다'는 강력한 경고를 할 것을 오바마 대통령에게 요청했지만, 양국 간의 긴장악화가 이로울 게 없다는 판단에 따라 경고 수위를 낮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결과적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이러한 주문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해킹 행위는 지속됐습니다.

그러자 오바마 대통령은 한 달 뒤 '레드 폰'을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푸틴 대통령 앞으로 보낸 '레드 폰' 메시지를 통해 "무력분쟁법을 포함한 국제법은 사이버 공간에서의 행위들에도 적용된다"며 "러시아에 그러한 기준들을 적용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습니다.

특히 11월 8일 대선 당일 러시아의 어떠한 개입 행위도 '중대문제'로 간주하겠다는 의지가 이 메시지에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워싱턴과 모스크바에 각각 설치된 기구인 '핵무기 삭감센터'가 운용하는 핫라인인 '레드 폰'은 양국이 전략탄도미사일 발사실험 24시간 전에 통보함으로써 불의의 핵전쟁을 막는 데 활용되는 인공위성 이메일 직통 회선입니다.

미국의 경우 국무부가 관할하는 이 회선은 2001년 9·11 사태나 미국의 이라크 침공 당시 사용된 적이 있지만, 오바마 정부 들어서는 이번에 처음 활용됐습니다.

미 정부 관리는 이번 '레드 폰' 사용의 효과에 대해 "그 결과를 보라"며 "대선 당일 아무 일도 없지 않았느냐"고 말했습니다.

러시아 측에 의해 투표결과가 조작되는 등 최악의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민주당 관계자들은 "그 전에 이미 많은 민주당 이메일이 해킹돼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며 "오바마 정부의 푸틴 압박은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