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에 속아 3천만원을 인출해 기차를 타고 서울로 가던 20대 여성을 경찰이 신속하게 찾아내 피해를 막았습니다.
경찰이 낸 자료를 보면 부산의 한 업체에서 경리업무를 하는 20대 여성 A씨는 어제(19일) 오후 1시 13분쯤 휴대전화를 받고 깜짝 놀랐습니다.
"당신 개인정보가 도용돼 계좌가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다. 이걸 풀려면 현금 3천만원을 찾아서 서울로 와야 한다. 사건번호는 2016-066이며, 나는 ○○○ 검사다"라고 했습니다.
겁을 먹은 A씨는 회사 인근 은행에서 3천만원을 인출했고, 오후 4시 45분 부산역을 출발하는 서울행 고속열차에 올랐습니다.
3천만원을 고스란히 날릴 뻔한 상황이었습니다.
A씨는 고속열차를 타기 전인 오후 4시 6분 회사 사장 B(50·여)씨에게 "무서워요. 오늘까지 연락이 없으면 신고해주세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습니다.
B씨는 A씨와 30여분 만에 어렵게 통화를 하고 나서 "범죄가 의심된다"며 112에 신고했습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해 서울행 SRT에 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곧바로 A씨에게 문자메시지로 경찰 신분증을 찍어 보내고 보이스피싱에 속은 사실을 알렸습니다.
해당 고속열차 객실직원과 대전경찰청에 협조 요청을 보냈고, A씨는 객실직원 안내를 받고 대전역에서 내려 무사히 귀가했습니다.
담당 경찰관은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이 고속열차에 탄 A씨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 통화를 방해하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열차 직원과 대전경찰청과 협조해 피해를 막았다"며 "마음이 약한 2, 30대 여성을 보이스피싱 타깃으로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오늘(20일) A씨를 불러 피해 경위 등을 조사하고, A씨에게 검찰을 사칭해 보이스피싱을 시도한 조직 등을 수사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