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업 설비투자 0.8% 감소…내년에는 0.1% 증가"

국내 주요 기업들의 올해 설비투자가 지난해보다 0.8% 줄어들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산업은행은 오늘(12일) 국내 3천55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비투자계획 조사 결과 올해 설비투자는 2015년보다 0.8% 감소한 179조4천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내년 설비투자 계획은 179조7천억원으로 올해보다 0.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기업들의 올해 설비투자는 경제성장과 수출의 둔화, 일부 산업의 설비과잉 등의 영향으로 감소세로 전환됐습니다.

지난 상반기에 조사했을 때 기업들은 올해 투자계획 규모로 182조4천억원을 잡았지만, 실제로 실행된 투자액은 계획의 98.4%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대기업은 2.1% 확대했지만 중소기업은 13.6% 축소했고, 제조업에서 1.7% 증가했지만 비제조업에서는 3.0% 감소했습니다.

중소기업이 경영악화로 설비투자 규모를 축소하는 추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대기업들은 내년 투자액을 154조6천억원으로 잡아 2.7% 확대했지만, 중소기업의 투자계획은 25조1천억원으로 13.2%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업종별로 투자계획을 살펴봐도 제조업이 90조7천억원으로 4.0% 증가를 예상했지만 비제조업은 89조원으로 3.5% 감소를 전망했습니다.

제조업 중에서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석유화학 등 업종이 유망사업을 위주로 투자를 확대할 전망이지만, 자동차와 철강 등은 수요 부진과 설비과잉으로 축소가 예측됩니다.

비제조업에서는 택지 공급과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감소 등의 영향을 받는 부동산·건설업종과 기존 설비가 포화상태에 이른 전기·가스와 통신서비스 등에서 투자가 축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산업은행은 내년 세계경제가 국내 사정보다는 양호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수출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 설비투자가 상대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봤습니다.

반면 구조조정과 가계부채 부담,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소비심리가 악화돼 내수기업의 투자위축은 심화될 우려가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또 기존 산업이 부진하지만 기술이 발전하고 수요가 증가하는 유망사업에서는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유망사업으로는 제조업 가운데 플렉시블 OLED와 고기능성 엔지니어링플라스틱 등이, 비제조업 중 공유형 비즈니스 성장의 혜택을 받는 임대업 등이 투자 확대 대상으로 꼽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