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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산란계 농가 병아리 분양 어려워…부화장 '진퇴양난'

AI로 산란계 농가 병아리 분양 어려워…부화장 '진퇴양난'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H5N6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가금류에 대한 이동제한이 장기화되면서 산란계 농가에 병아리를 분양하지 못해진퇴양난입니다."

전국 산란계(産卵鷄·계란 생산을 목적으로 사육되는 닭)의 30%가량을 공급하는 국내 최대 산란계 부화장인 경기도 안성시 공도읍 인주부화장㈜ 연장흠 실장은 대량으로 주문한 농가에서 AI로 인한 주문취소가 잇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포천의 한 농가에서 7만7천 마리의 산란계 병아리를 주문했으나, 포천시에서 병아리 반입을 금지하는 바람에 분양을 못 했고, AI 발생지역을 피해 청정지역으로 우회해 농가에 분양을 하다보니 물류비용이 배 이상 소요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좀 길게보면 산란계 병아리 값이 폭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년 전에 AI가 장기화되면서 마리당 1천 원 정도 하는 산란계 병아리가 1천400원까지 폭등했던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가금류 도살처분으로 산란계 숫자가 급속히 줄어든 데다 이동제한이 장기화되면서 분양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여름에 7천500만 마리를 유지하던 산란계가 지난여름 폭염으로 300만∼400만 마리가 감소했으며, AI 발생으로 400여만 마리가 도살 처분되면서 불과 4∼5개월 만에 전체 산란계의 10%가 감소했다.

계란값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지난 1일 수도권 지역 대란(大卵) 기준 계란 고시가는 개당 176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6원에 비해 66% 60원이 올랐다.

이 같은 현상은 AI가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평택·안성지역 가금류 사육 농가들은 AI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평택 오성면에서 육계(肉鷄)를 사육하는 A(56) 씨는 "거의 매년 AI 파동을 겪으면서 닭 사육 포기를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성시 일죽면에서 산란계를 사육하는 B(68) 씨는 "AI로 수년간 기르던 닭을 모두 도살처분 하고 나면 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린다"며 한숨을 쉬었다.

167 농가에서 500여만 마리의 가금류를 사육하는 안성시는 지난달 25일 대덕면 보동리 토종닭 농장에서 AI가 발생하자 일죽면 화곡리와 옥산동 알미산 공원 인근에 이동통제 거점소독 초소를 설치해놓고 24시간 운영하고 있다.

또 공무원과 농장주인 등 도살처분 참여자를 대상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검사 및 전문 상담을 하고 있다.

접수창구(☎<031>678-5361)를 운영하고, 상담전화(☎1577-0199)로 24시간 전문요원이 정신건강에 대해 상담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오리 농가에서 AI 감염이 확인된 평택시는 오리 4천500마리를 도살처분했다.

평택과 안성시청 관계자는 "AI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가금류 농가에 대한 집중 소독과 의심농가에 대한 예방적 도살 처분 등을 실시하고 있다"며 "한 해 걸러 한 번꼴로 AI가 발생하는 등 연례행사처럼 자리 잡으면서 AI로 가금류 수요가 줄어드는 일명 'AI 포비아' 현상은 나타나지 않아 그나마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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