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의도 정가는 '최순실 증후군'을 앓고 있습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의원부터 보좌관에 이르기까지 '최순실 국정개입 파문'으로 인해 고충을 겪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의 한 3선의원은 "숨 돌릴 틈이 없다"며 "요즘은 하루가 100일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특히 최순실 사태의 직격탄을 맞아 당이 흔들리고 내년 대선에 '빨간불'이 들어온 새누리당 의원들은 피로 누적과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말부터 지도부 사퇴와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 문제를 두고 주류·비주류별로 매일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수시로 비공개 회동을 해왔고, 그 와중에 틈틈이 지역구 예산 문제도 신경써야 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탄핵안 찬성·반대 명단과 함께 새누리당 의원들의 개인 휴대전화 번호가 무더기로 유출되면서 심리적 압박이 더욱 커졌습니다.
한 대구·경북(TK)의 3선 의원은 지난 2일 의원총회장으로 들어가며 기자들에게 "새벽 3∼4시에도 전화가 걸려와 한잠도 못 잤다"고 고개를 떨구기도 했습니다.
보좌진들의 업무량도 평년 이맘때보다 곱절로 늘어난 상태입니다.
지난 9월말 국정감사 때 새누리당의 '국감 보이콧'으로 헛심을 쏟아 한 차례 맥이 빠진 상태에서 보좌진들은 체력을 채 수습할 틈도 없이 '예산·특검·국정조사·탄핵'이라는 4중고를 떠안았습니다.
한 수도권 의원의 보좌진은 "그간 함께 일하며 자연스레 친분을 쌓게 된 기관 관계자나 언론인과 소주라도 한잔 기울이고 싶지만, 괜히 '김영란법' 관련 구설수에 오를까봐 식사자리를 잡기도 망설여진다"며 "여러모로 답답한 연말"이라고 토로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당은 장외 집회일정까지 더해져 피로가 더욱 가중된 상태입니다.
국회의원과 보좌진, 당직자 등은 토요일에는 광화문에서 열리는 대규모 촛불 집회에 참석하고 일요일에는 비상시국 대처를 위한 당 회의 소집으로 국회로 출근하는 등 일주일 내내 쉬는 날이 없는 주도 많습니다.
지방에 가족을 두고 홀로 서울에서 생활하는 한 '기러기' 보좌관은 "가족 못 본 지 좀 됐다"며 쓴웃음을 지었습니다.
'최순실 의혹 국정조사 특위'가 이번주 두 차례 청문회를 개최하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가기 때문에 더욱 숨돌릴 틈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