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야당, 라호이 정부출범 허용 결정…10개월 무정부 끝날듯

스페인에서 10개월간 이어진 무정부 상태가 끝나고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대행이 이끄는 보수 정부가 출범할 전망이다.

중도 좌파 제1야당인 사회당의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당 회의 결과 총리 선출을 위한 라호이 총리대행의 의회 신임 투표에서 사회당이 반대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고 현지 일간지 엘파이스가 보도했다.

사회당 중진회의 결과 총리 신임 투표에서 기권해야 한다는 의견은 139표, 반대 의견은 96표로 나와 라호이 총리대행이 이끄는 중도 우파 국민당 소수 정부출범을 허용하기로 했다.

2011년 이후 집권해 온 국민당은 지난해 12월 총선과 지난 6월 총선에서 모두 제1당에 올랐다.

그러나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고 연립 정부 구성에도 실패하면서 스페인에서는 무정부 상태가 10개월 동안 지속했다.

페드로 산체스 사회당 대표는 국민당의 부정부패 연루, 고실업률, 사회보장 축소 등을 문제 삼아 라호이 총리대행의 연임에 반대하면서 지난달 초 라호이는 총리 신임 투표를 통과하지 못했다.

하지만 사회당 내에서 라호이 정부출범 지지 여부를 둘러싼 당 내분이 커지자 산체스 대표가 결국 이달 초 대표직을 사임했다.

이그나시오 우르키주 사회당 의원은 "65%가 넘는 스페인 국민이 다시 총선을 치르기를 원하지 않는다"면서 사회당이 국민당 정부출범을 허용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달 안에 새 정부가 구성되지 않으면 의회가 자동으로 해산되고 오는 12월 1년 만에 세 번째 총선을 치러야 한다.

이날 중진회의가 열린 사회당사 밖에서는 일부 지지자들이 "국민당 반대", "우리가 결정하기 원한다. 안된다면 안된다"는 손팻말을 들고 라호이 연임 반대 시위를 벌였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2011년 총리에 오른 라호이 현 총리대행은 국민당 총리 후보로 이달 안에 총리 선출을 위한 의회 신임 투표를 다시 한 번 받게 된다.

라호이 총리대행이 신임 투표를 통과할 가능성이 크지만, 실패하면 오는 12월 총선이 시행된다.

국민당은 350석 정원인 하원에서 137석밖에 확보하지 못해 집권하더라도 입법 및 정책 추진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현지 언론은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