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英 정부, 역풍에 '외국인 종업원 명단 작성' 방침 철회

영국 정부가 이민 억제 방안 수단의 하나로 구상한 '외국인 종업원 명단 작성' 방안을 거센 비난에 부닥쳐 접었다고 영국 언론들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저스틴 그린 교육부 장관이 전날 ITV와 인터뷰에서 "이것은(외국인 종업원 부문) 공개될 정보가 아니다. (외국인 종업원) 이름을 밝히거나 수치스럽게 만드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이클 팰런 국방장관도 BBC에 "기업들에 외국인 종업원 인원을 알려달라고 요청하는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영국 언론들은 두 장관의 이런 발언들을 토대로 거센 압력에 직면한 정부가 기업들에 자국민 채용을 압박하는 수단의 하나로 외국인 종업원 명단을 작성토록 하려던 애초 계획을 거둬들였다고 보도했다.

논란은 앰버 루드 내무장관이 지난주 보수당 전당대회에서 연설을 통해 기업들이 영국인 고용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기업들은 "외국인 노동력 부문을 명확히 해야 할 것"이라고 밝힌 데서 비롯됐다.

루드 장관이 더 자세한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기업들이 외국인 종업원 명단을 작성하거나 이를 공개하는 방안이라는 보도들이 나왔다.

논란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전당대회에서 한 연설이 이민 억제를 강조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하드 브렉시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된 가운데 나와 증폭됐다.

'하드 브렉시트'는 영국이 유럽연합(EU) 단일시장과 특수한 교역관계가 아니라 일반적인 교역관계를 맺는다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하드 브렉시트' 전망은 연일 31년래 최저치 기록을 갈아치우는 파운드화 약세를 촉발하고 있다.

영국산업연맹(CBI)은 이날 "외국인 종업원 명단을 만드는 요구를 받지 않을 것이라는 정부 발표를 환영한다"는 성명을 내놨다.

CBI는 "필요한 숙련기술들과 노동시장의 공급에 간극이 있다. 기업들이 이런 간극들을 메우지 못하면 성장해 일자리를 만들 수 없다"며 숙련기술을 지닌 외국인 채용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캐럴린 페어베이언 CBI 회장은 이날 더타임스에 "최근 며칠 새 들려온 것들은 투자에 도움이 되는 개방 경제의 문이 어느 정도 닫히고 있다는 신호"라고 우려했다.

페어베이언 회장은 "전 세계에 있는 최고의 인력을 유치하는 것에 대해 자긍심을 갖기보다는 다소 수치스러운 일로 여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