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 달 전까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중국에 맞서 끈끈한 연대를 과시하던 미국과 필리핀 사이에 냉기류가 흐르고 있습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자신의 최우선 정책인 '마약과의 유혈전쟁'과 관련, 인권침해를 문제 삼는 미국에 강한 반감을 드러내며 자 주 외교노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군사적 패권 확장을 저지하려는 미국의 전략이 차질을 빚고 대신 중국이 이득을 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최근 두테르테 대통령은 미국을 자극하는 발언을 쏟아내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두테르테는 현지 시간으로 어제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지역에서 미군 철수를 요구한 데 이어 미국과의 정상회의에 일부러 참석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8일 라오스에서 열린 미국·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를 두고 한 말로 필리핀 대통령실은 당시 두테르테 대통령이 몸이 좋지 않아 불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 전날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참석 정상들의 만찬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이 두테르테 대통령을 잠시 만났을 때 인권 문제에 대해 '훈계'를 하자 미·아세안 정상회의 불참으로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올바른 방법으로 범죄와 전쟁을 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앞서 지난 6일 예정됐던 미·필리핀 정상회담은 "(오바마가 필리핀의 마약 용의자 사살 정책에 관해 묻는다면) 개XX라고 욕할 것"이라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발언 파문으로 취소됐습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8일 열린 EAS에는 참석해 미국의 필리핀 식민지배 시절인 1900년대 초 남부 민다나오에서 일어난 무슬림 학살 사건을 거론하며 미국이 인권 문제를 제기할 자격이 있는지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오바마에 '뿔난' 두테르테…"미-필리핀 균열에 중국 어부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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