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찬(23·현대제철)이 리우 하늘에 6번째 태극기를 올렸다.
구본찬은 13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리우의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열린 리우 올림픽 남자양궁 개인전 결승에서 장샤를 발라동(프랑스)을 7-3으로 꺾고 우승, 역대 올림픽 최초의 전 종목 석권의 마지막 단추를 채웠다.
결승전까지 정말로 가슴 졸이는 승부의 연속이었다.
한국 남자양궁은 앞서 32강에서 대표팀의 에이스인 김우진(24·청주시청)이 충격적인 탈락을 한 데 이어 이승윤(21·코오롱엑스텐보이즈)마저 8강에서 무너졌다.
홀로 남은 구본찬의 8강전은 말 그대로 대접전이었다.
구본찬은 테일러 워스(호주)와 8강에서 엎치락뒤치락 하는 승부 끝에 4세트까지 5-5로 맞섰다.
남은 것은 슛오프.
구본찬은 슛오프 대결에서 10점을 쐈고, 이어 워스가 9점을 쏘면서 승리를 확정 지었다.
힘겹게 4강에 진출했지만 산 넘어 산이었다.
구본찬은 4강에서 '한국 킬러' 브래디 엘리슨(미국)과 격돌했다.
어마어마한 승부가 펼쳤다.
3세트까지 두 선수는 29-29, 28-28, 29-29로 모두 무승부를 기록하며 한 치의 양보 없는 대결을 펼쳤다.
구본찬이 4세트를 27-26로 잡아내며 승기를 잡는 듯했으나 엘리슨은 5세트에서 29점을 쏘며 28점에 그친 구본찬을 따돌리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또 한 번의 슛오프.
엘리슨이 8점을 쏘자 구본찬은 심호흡을 가다듬은 뒤 9점을 쏘면서 간발의 차이로 치열했던 명승부를 마감했다.
박채순(51) 남자양궁 대표팀 감독은 한국 남자 궁사들의 승부사 기질을 높이 평가한 바 있다.
박 감독은 "국가대표 선발전이 올림픽 금메달보다 더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워낙 치열하다 보니 승부사 근성 있는 선수들만 남는다"고 말했다.
박 감독의 말 그대로였다.
구본찬은 단 한 발로 승부를 결정짓는 슛오프를 뚫고 또 뚫어내며 뒷심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구본찬은 1세트 3발을 모두 10점에 명중하며 상대의 기를 완전히 꺾었다.
단체전에서 대표팀의 금메달을 이끌었던 구본찬은 개인전 역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한국 양궁 역대 올림픽 최초의 남자 2관왕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