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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드 전 호주총리 '눈물'…정부 반대로 유엔총장 도전 못 해

2년여 준비 불구 집권여당 "부적합" 판정으로 출마 좌절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뒤를 이으려는 케빈 러드 전 호주 총리의 희망이 무산됐다.

2년여 전부터 나름대로 꿈을 꾸고 준비해왔으나 본선에도 나가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맬컴 턴불 호주 총리는 29일 현 야당인 노동당 출신 러드 전 총리가 유엔 사무총장직에 도전하겠다며 최근 호주 정부에 추천을 요청한 데 대해 그 자리에 적합하지 않다며 거부했다.

턴불 총리는 이날 "이는 당파적 문제가 아니고, 깊이 생각한 후 내려진 판단으로, 그 특별한 직책에 어울리느냐에 대한 판단"이라면서도 그런 결정을 내린 구체적인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유엔 사무총장에 도전하려는 사람은 자국 정부로부터 추천을 받아야 한다.

호주 정부는 러드 전 총리에 대한 추천 문제를 놓고 28일 각료회의에서 논의했으나 결정을 내리지 못했으며, 각료회의에서는 턴불 총리에게 결정을 위임했다.

집권 자유당-국민당 연합 내에서는 그동안 러드 전 총리를 추천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갑론을박을 벌여왔다.

한편에서는 러드가 무능력하며 복수심에만 불타고 있다고 혹평하면서 차라리 더 경쟁력이 있는 이웃 뉴질랜드의 헬렌 클라크 전 총리를 지지하자고 주장했다.

반면 자유당 부대표인 줄리 비숍 외무장관 등 다른 한편에서는 총리 출신으로 충분히 자격을 갖췄고 거부하면 정부가 옹졸하게 비칠 수 있다고 반박해왔다.

결국, 지난 2일 총선에서 겨우 승리해 입지가 크게 약화한 턴불 총리로서는 당내 러드 반대파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어 추천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야당 노동당 측은 "자유당 내 우파 극단주의자들이 총리를 통제한 결과"라며 "턴불 총리의 허약함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반발했다.

러드 전 총리는 2007년 총선에서 자유당의 12년에 걸친 장기집권을 종식하는 노동당의 역사적 승리를 이끌며 총리에 올랐다.

하지만 2010년 '당내 쿠데타'로 밀려났다가 2013년 6월 총리직에 복귀했으나, 같은 해 9월 치러진 총선에서 완패, 정계에서 물러났다.

중국어가 유창한 그는 2014년 초 미국 하버드대 연구원으로 간 데 이어 이듬해 뉴욕의 정책연구소 '아시아 소사이어티'의 소장직을 맡아 유엔본부가 있는 뉴욕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면서 유엔 사무총장직에 대한 야심을 키워왔다.

한편, 차기 유엔 사무총장직에는 현재 남녀 6명씩 모두 12명이 공식적으로 도전에 나선 상태며 이들 후보에 대한 안전보장이사회의 의견수렴 절차가 시작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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