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전 대표 주변의 로비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수사 청탁을 받고 수천만 원대 금품을 챙긴 혐의로 서울 강남경찰서 강력 4팀장 김 모 경위를 오늘(29일) 구속기소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김 경위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이미 구속된 법조 브로커 이동찬 씨에게서 5차례에 걸쳐 약 4천2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현금 1천500만 원과 수표 2천만 원, 골프채 2세트 등이 포함됐습니다.
이미 구속기소된 최유정 변호사 측 브로커인 이 씨는 유사수신업체 이숨투자자문 대표인 송 모 씨의 부탁을 받고 김 경위에게 '수사 청탁'을 했습니다.
송 씨는 이숨 사건 피해자들이 자신의 은닉재산을 찾는 데 운전기사가 도움을 준 것에 앙심을 품고 절도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뒤 구속해달라며 '보복 수사'를 부탁했습니다.
김 씨가 훔친 혐의를 받는 물품 중에는 골프채도 포함됐는데, 김 경위가 압수해 송씨에게 돌려준 이 골프채를 이 씨가 다시 김 경위에게 사용하라며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송씨의 바람대로 이 운전기사는 구속 직전까지 갔지만, 김 씨의 구속영장은 지난 3월 법원에서 기각됐습니다.
골프채를 스스로 경찰에 제출하는 등 피해 회복 노력이 있었다는 이유가 반영된 겁니다.
이 사건은 현재 검찰에 송치돼 수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운전기사는 자신의 일부 혐의를 인정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경위는 서울 일선 경찰서 소속 구 모 경정에게서 이 씨를 소개받아 알고 지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구 경정도 송 씨 사건과 관련해 억대 금품을 받은 혐의로 어제 구속됐습니다.
검찰은 김 경위와 구 경정 외에 이 씨와 금품거래 혐의가 드러난 강남경찰서 소속 경찰관 J씨를 불러 조사하는 등 이 씨의 경찰 로비 관련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