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미국 경찰, 흑인공동체에 "시위 대신 바비큐 파티 어때요?"

경찰과 흑인공동체 간의 신뢰 붕괴로 흑백내전 상태로 치닫는 미국에서 이를 극복하려는 작은 희망이 싹트기 시작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국 캔자스 주 위치토 경찰서는 17일 오후 매캐덤스 공원에서 흑인을 비롯한 다양한 인종을 아우른 지역 공동체와 함께 '공동체 야외 식사를 향한 첫 행동'이라는 제목의 행사를 열었다.

경찰과 주민들은 바비큐 파티를 열고 함께 춤도 추고 농구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만끽했다.

이날 오전 루이지애나 주 배턴 루지에서 전직 미군 해병대원의 매복 조준 사격으로 경관 3명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뒤라 이 행사는 더욱 주목을 받았다.

미국 경찰의 공권력 과잉 사용에 따른 흑인의 연쇄 사망 사건으로 인종갈등 양상이 다시 고조되는 시점에서 좀처럼 어울릴 것 같지 않던 경찰과 흑인공동체의 화목한 장면을 연출한 주인공은 로든 램지 위치토 경찰서장이다.

미국 공영라디오 방송 NPR은 램지 서장이 A.J 보해넌을 비롯한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조직 활동가들과 오랜 시간 논의 끝에 이들에게 이날 예정된 시위 대신 바비큐 파티를 제안했다고 소개했다.

경찰과 지역 공동체의 열린 의사소통을 도모하고 신뢰 관계를 회복하자는 취지에서다.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측도 램지 서장의 취지를 이해하고 시위 대신 행사에 동참하기로 뜻을 모았다.

위치토 경찰과 이날 행사 참석자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사진을 보면, 순찰 때와 같은 복장을 착용한 경찰들은 웃으며 이웃 주민들과 얘기를 나누고 노래도 불렀다.

아이들을 동반한 한 주부는 "역사적인 행사"라면서 "경관들이 아이처럼 즐기고, 우리 아이들은 경찰을 사람으로 볼 수 있어 서로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고 기뻐했다.

지역 신문인 위치토 이글은 흑인, 히스패닉, 백인 세 남성이 경관 옆에 앉아 이들이 한 테이블에서 햄버거를 먹으면서 얘기를 나눴다면서 흑인 남성은 1992년 이래 24년 만에 경찰과 처음으로 같이 앉았다고 했고, 다른 두 남성은 경관과 동석하긴 처음이라고 밝혔다는 장면도 전했다.

흑인 활동가인 보해넌은 "(경찰과 흑인공동체) 우리는 서로를 이해할 수 있고, 배턴 루지에서와 같은 일은 위치토에서 생길 수 없다고 말할 수 있다"며 의미를 뒀다.

그는 "배턴 루지에서 희생된 경관의 유족과 슬픔을 나눈다"면서 "오히려 그 사건이 이 행사를 더욱 의미 있게 만들었으며 지역 공동체를 향한 새로운 출발로서 이 행사가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램지 서장은 다른 경찰서에도 이와 비슷한 바비큐 행사를 열 것을 권유하면서 "경찰과 흑인 단체가 단합하면 건전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고 했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위치토 경찰서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최근 날 처음으로 미소 짓게 한 소식"이라면서 "희망은 있다"고 반색했다.

약 39만 명이 사는 위치토 시에서 흑인의 비율은 11%로 소수다.

백인이 74%로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