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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계획 국민투표" 찬반 진영 여전히 열중 쉬어

"무계획 국민투표" 찬반 진영 여전히 열중 쉬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캠페인을 이끈 정치인들이 공약에 대한 말 바꾸기로 난타를 당하고 있다.

탈퇴진영뿐만 아니라 잔류진영도 브렉시트 현실화에 대비한 구체적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는 의심이 힘을 얻으면서 정치권 불신이 확산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알렉스 샐먼드 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제1장관은 "브렉시트 지지자들은 국민투표에서 이겼지만 앞으로 무엇을 할지 계획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4년 스코틀랜드 독립 주민투표 때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이 670쪽짜리 공약집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브렉시트 진영이 이런 공약집을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들어 준비가 거의 없이 정쟁에만 열중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실제로 브렉시트 진영은 EU 분담금을 국민건강서비스(NHS)에 투입, 이민자 유입 감축 등 화려한 공약을 내세우며 장밋빛 미래를 약속했다.

그러나 이 핵심공약에 대한 구체적 실현 방안은 지금까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국민투표 후 지적된 허위 사실을 두고 논란이 일자 공약에 대한 말을 바꿔 사기극을 벌였다는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브렉시트 진영은 매주 EU에 내는 분담금 3억5천만 파운드(약 5조4천69억원)를 내지 않으면 그 돈을 NHS 투입해 의료 복지에 쓰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나이절 패라지 영국독립당(UKIP) 대표는 이 공약이 실수였다며 공약 실현 여부를 보장할 수 없다고 한 발 뒤로 물러섰다.

브렉시트 캠페인을 이끌며 EU를 탈퇴해야 영국이 번영한다고 외치던 정치인들이 투표 후에 EU와의 협력을 오히려 강조하는 모습도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보리스 존슨 전 런던 시장은 국민투표 이후 처음으로 발표한 지난 26일 서면 입장에서 "영국은 여전히 유럽의 일부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썼다.

그는 앞으로도 EU와 협력을 강화해 영국인이 계속 EU 국가에서 공부, 취업, 여행 등을 할 수 있다고 낙관했으나 오히려 EU 외교관들의 비웃음을 샀다.

EU 잔류를 지지한 애나 소브리 영국 중소기업부 장관은 영국 채널4 인터뷰에서 "존슨 전 시장이 그동안 한 말을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소브리 장관은 "존슨이 브렉시트 캠페인을 하기 전에는 한 번도 EU 탈퇴를 지지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며 "존슨은 총리가 되려는 개인적인 야심에 탈퇴진영에 섰을 뿐 국민투표에서 정말 승리하리라고는 생각 못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난제를 회피하려는 듯 갑작스러운 사퇴를 선언한 점도 대중의 질타를 받고 있다.

국민투표 결과에 따라 EU를 탈퇴하려면 영국이 먼저 리스본 조약 50조를 발동해 최소 2년간 협상 절차를 거쳐야 한다.

캐머런 총리는 브렉시트가 결정되면 즉시 50조를 발동하겠다고 했으나 국민투표 결과가 정말 탈퇴로 나오자 사임 의사를 밝히고 탈퇴 협상을 차기 총리에게 넘겼다.

일부에서는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존슨 전 시장을 비롯해 브렉시트 진영 지도자들이 EU 탈퇴 협상을 책임지고 이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브렉시트 진영이 캐머런 총리와 마찬가지로 향후 대책에 대한 계획이 전무한 것으로 관측된다는 점이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존슨 전 시장 측근인 한 보수당 하원의원은 영국 스카이뉴스에 "EU 탈퇴 캠프에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사후 계획이 없었다"며 "오히려 가결되면 총리가 긴급대책을 짤 것으로 기대했다"고 털어놓았다.

브렉시트의 심각성을 뒤늦게 인지한 뒤 국민투표 결정을 번복할 법적 아이디어가 난무하는 상황도 혼란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제러미 헌트 영국 보건장관은 보수당 내각에서 처음으로 사실상의 재투표를 제안했다가 번복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헌트 장관은 27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기고에서 "50조를 곧바로 발동해서는 안 된다"며 "우선 EU와 협상을 한 후 그 결과를 영국민 앞에 국민투표 또는 총선 공약의 형식으로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는 28일 영국 ITV에 출연해 재투표에 관한 질문을 받자 "2번째 국민투표는 필요 없을 것 같지만 탈퇴 조건에 대한 민주적인 형태의 지지는 필요하다"고 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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