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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국내 기업·은행들, 해외 자금조달 '빨간불'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현실화하면서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해온 우리나라 기업들과 은행들이 긴장하고 있다.

시장에선 이번 브렉시트로 회사채 발행 금리가 높아지거나 발행 자체가 막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포스코, LG전자, 두산인프라코어, 이마트 등 대기업들과 국책·시중은행들의 해외사채 만기가 줄줄이 돌아온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포스코의 올해 하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해외사채 규모는 6천억원에 달한다.

만기사채는 8월 3천520억원, 10월 1천307억원, 12월 1천146억원 등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11월에 4천110억원어치의 해외사채 만기가 돌아오고 LG전자도 12월에 2천580억원의 사채 만기를 맞는다.

GS칼텍스의 2천346억원의 해외 사채는 8월에 만기 도래한다.

이외에도 이마트(5천700억원), 한화케미칼(586억원), 한화엘앤씨(352억원), 쌍용양회공업(352억원), CJ올리브영(352억원) 등 기업들이 발행한 해외사채의 만기가 연내 대기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올해 적게는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에 이르는 해외 사채를 차환하거나 상환해야 한다.

시장 관계자들은 그러나 브렉시트로 급등한 달러와 엔화로 사채를 발행한 기업들은 차환 발행 시 조달금리가 높아져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현금 유동성이 풍부하지 않은 기업들이 앞으로 해외사채를 차환할 때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금리를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해외 회사채 발행 시장에서 우리나라 기업이 발행한 사채에 대한 투자 수요 자체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하면서, 신흥국에 해당하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회사채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며 "해외에서 기업의 사채 발행이 여의치 않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더구나 국내에서 'AA' 이상의 안정적인 신용등급을 유지한 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선 더 낮은 등급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포스코와 LG전자가 발행한 사채는 국내에선 'AA' 등급의 우량채로 분류되지만, 해외에선 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2월 초 포스코와 LG전자의 등급을 각각 'Baa2'와 'Baa3'로 유지하면서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포스코의 장기 신용등급을 'BBB+'로 제시하면서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유지했다.

해외에서 수조원에 달하는 사채를 발행한 우리나라 은행들도 긴장하고 있다.

연내 은행권에서 만기가 도래하는 해외사채 규모는 13조원이 넘는다.

은행별로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해외사채는 수출입은행(4조5천364억원), 산업은행(3조4천749억원), 하나은행(2조3천480억원), 신한은행(1조2천억원), 기업은행(1조원), 국민은행(9천362억원) 등이다.

은행들은 대부분 만기 도래 해외사채를 차환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미국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고 국내에서 달러가 이탈하면 은행들의 해외채권 상환능력이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브렉시트가 당장 은행들의 외화 유동성에 큰 타격을 주지는 않으리라고 보고 있다"면서도 "브렉시트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진 만큼 그 여파가 얼마나 지속될 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더구나 우리나라 채권시장에서도 안전자산 선호로 우량채 위주로 수요가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해 신용도가 우수하지 않은 기업들과 은행들은 자금조달에 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당국은 은행들 외화 유동성을 점검하고 금융시장 불안으로 기업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회사채 제도 개선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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