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일 싱가포르에서는 항공업계에 의미가 큰 일이 있었습니다. 세계최초로 저비용항공사(LCC) 동맹체인 '밸류 얼라이언스'가 결성된 겁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항공이 참여했습니다.
동맹결성 자리에 참석했던 최규남 제주항공 대표는 귀국 후 사내 인트라넷에 글을 올렸습니다. 최 대표의 글은 '도전'과 '숙제'로 요약됩니다. 최 대표는 어떤 도전과 숙제를 얘기했을까요?
◇ "한국을 넘어 아시아 대표 LCC에 도전"
이번에 결성된 LCC 동맹에 참여한 항공사는 제주항공을 비롯해 필리핀의 세부퍼시픽, 태국의 녹에어와 녹스쿠트, 싱가포르의 스쿠트와 타이거에어싱가포르, 타이거에어오스트레일리아, 일본의 바닐라에어 등 8개사입니다.
동남아시아부터 북아시아, 오스트레일리아까지 아우르기 때문에 저비용항공사의 일반적인 운항범위를 감안하면 꽤나 광범위한 동맹체입니다.
제주항공은 이번 얼라이언스 결성을 통해 아시아태평양지역 160개 도시를 8개 회원사가 운용하고 있는 176대의 항공기로 다양한 노선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직접 취항하지 않더라도 동맹 내의 항공 노선을 이용하려는 잠재 고객들까지 끌어 모을 수 있습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제주항공이 취항하지 않은 지역도 제주항공을 통해 쉽게 예약이나 비행기 이용이 가능합니다. 동맹은 단거리 중심인 저비용항공사의 태생적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또 다른 탈출구가 될 수 있습니다.
최 대표는 이런 기회를 통해 제주항공의 수익구조를 확대하고, 나아가 국내 저비용항공 1위는 물론 아시아에서 알아주는 항공사로 거듭나는 도전이 시작됐다고 평가했습니다.
◇ "첫 LCC 동맹, 부담감이 큰 숙제"
최규남 대표는 기회와 도전뿐 아니라 부담감이 큰 숙제라고 언급했습니다.
싱가포르에서 동맹결성에 대한 기본합의는 있었지만, 아직 동맹체의 구체적인 운영방안이나 정보 공유에 대한 틀은 갖추어진 것이 없습니다. 이제 첫 삽을 뜬 겁니다.
동맹내의 항공사들과 좌석을 공유하는 코드셰어 형태가 될 것인지, 아니면 환승 등을 통해 노선을 연계하는 인터라인 형태가 될 지, 아니면 혼합을 할 지 정해진게 없다합니다.
아직은 제주항공의 노선중 동맹내 항공사의 노선과 겹치지 않는 부분이 꽤 있기 때문에 인터라인 형태가 되지 않을까 전망하는 정도입니다.
일반적으로 시스템울 만드는 등 동맹이 가동되는 준비를 하는데 반년 길게는 1년의 시간이 필요한데, 내년초부터는 동맹을 가동하자는 일정만 잡은 상태라 준비가 녹록지 않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또 다른 측면에서 동맹체에서 제주항공의 비중과 역할입니다. 제주항공은 항공기 보유대수와 노선수, 승객수 등을 종합해보면, 동맹항공사중 필리핀의 세부퍼시픽에 이어 태국의 녹에어와 공동2위 수준입니다. 동맹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기 때문에 그에 맞는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부담이 있습니다.
동맹의 성공여부는 제주항공이 국내 저비용항공사 1위라는 지위를 유지하는데에도 중요한 이슈입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의 맏형격이라고 할 수 있는 제주항공은 저비용항공사 중 국내 승객수 1위, 최초 증시 상장 등 많은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대형항공사 추월까지 시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동생들이 많아서 자리가 위태롭습니다. 제주항공은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업계 2위인 진에어에 추월 당했습니다. 다른 저비용항공사들도 업체간 공동운항과 노선확대, 서비스 개선 등을 통해 제주항공을 추격해오고 있습니다.
이런 시점에 항공동맹은 제주항공이 띄운 승부수입니다.
최규남 대표가 기회와 도전만 얘기하지 않고 '숙제'라고 강조한 이유입니다. 최 대표와 제주항공은 숙제를 제출한 뒤 '참 잘했어요' 도장을 받을 수 있을까요?
(SBSCNBC 곽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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