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멕시코 '마약왕' 호아 킨 구스만(일명 엘 차포)의 신병인도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 수립에 나섰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현지시간으로 23일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범인 이송·관리를 맡은 연방 마셜 전직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법무부가 최근 구스만의 이송 방법과 구치 장소, 재판 관할지 등을 정하기 위한 내부 논의를 벌였다고 전했습니다.
로레타 린치 법무부 장관은 최근 마이애미에서 구스만을 기소한 뉴욕과 시카고, 마이애미, 샌디에이고 등 연방 검찰과 만나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연방 수사기관에서 근무했던 전직 요원들의 말을 종합하면 구스만의 신병인도는 철저한 보안과 통제 속에서 '007 작전'처럼 진행될 예정입니다.
우선 이송 주체가 마약단속국(DEA), 연방 마셜, 연방수사국(FBI) 중 누가 될지는 신병인도 작전이 본격 시작될 때 결정됩니다.
이송 주체가 결정되더라도 신병인도 담당관은 작전 당일에서야 비로소 임무를 부여받게 됩니다.
이는 구스만의 신병인도 작전이 누설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고육책'입니다.
구스만 이송 계획이 사전에 알려지면 구스만 탈출을 위한 시날로아 카르텔의 시도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구스만의 신병인도는 차량이 아닌 비행기를 통해 이뤄집니다.
일반 공항이 아닌 군 기지에서 항공기나 무장 헬기를 이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구스만이 지난 7일 수도 멕시코시티 외곽 연방교도소에서 미국과 국경을 맞댄 시우다드 후아레스의 연방교도소로 이감될 때도 저녁 9시부터 새벽 3시에 항공기와 헬기가 동원됐습니다.
구스만의 신병이 미국으로 이송되면 재판이 열릴 때까지 뉴욕 시에 있는 연방 구치소에 구금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멕시코 마약범죄조직 걸프 카르텔의 전 두목인 후안 아브레고 등이 복역 중인 콜로라도 플로렌스에 있는 교도소도 구금 유력지 중 하나지만 현재 기결수들로 꽉 차 있어 가능성이 적습니다.
외부인의 구스만 접견도 철저하게 통제됩니다.
변호사와 친인척을 제외하고는 면회를 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구스만과 인터뷰를 할리우드 배우 숀 펜과 함께했던 멕시코 여배우 케이트 델 카스티요가 구스만의 면회를 갈 것이라는 장담은 몽상에 불과하다고 신문은 지적했습니다.
문제는 구스만 신병이 언제 미국으로 넘겨질 것이냐입니다.
멕시코 외교부가 미 텍사스 연방법원이 제출한 구스만의 신병인도 요청을 승인했지만, 실제로 구스만이 미국으로 이송되려면 최소 1년에서 길게는 3년까지 소요될 전망입니다.
구스만은 향후 30일 이내에 그의 신병인도를 막기 위한 상고를 제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구스만의 변호인단은 구스만의 신병인도를 최대한 늦추기 위해 법적 소송을 제기할 예정입니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이슬람 급진주의 성직자 아부 함자 알-마스리를 비롯한 테러리스트 5명과 멕시코 티후아나 마약 거물 벤저민 펠릭스 등의 신병을 인수하기 위해 각각 8, 9년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하지만 범인의 신병을 확보한 상대국에서 미국으로 신병인도 결정이 일단 내려지면 향후 절차는 마치 각본에 의한 것처럼 일사불란하고 전광석화처럼 이뤄진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게다가 구스만이 2번씩이나 교도소를 탈출한 전력이 있는 데다가, 미국 7개 지역에서 살인과 마약, 돈세탁, 불법 총기 소지 등의 혐의로 기소된 '요주의 인물'이라는점에서 신병인도가 의외로 빨라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이 멕시코 정부에 구스만이 유죄 평결을 받더라도 사형을 집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증'을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신문은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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