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드 트레들레르(35) 파리 한국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는 박찬욱 감독을 두고 "영화적인 테크닉이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트레들레르는 16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칸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칸 영화제 3회 수상에 도전하는 박 감독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박 감독은 영화적으로 쓸 수 있는 기법을 꿰고 있어 어느 순간에도 관객을 놀라게 하는 기술이 있다"라고 풀어 설명했다.
트레들레르는 '복수는 나의 것'(2002)을 시작으로 '올드보이'(2003), '친절한 금자씨'(2005)로 이어지는 '복수 3부작'을 높게 쳤다.
특히 '올드보이'는 2004년 칸 영화제 당시 진정한 1등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2001년 9·11 테러의 여진이 남아 있는 탓에 '화씨 911'의 마이클 무어 감독에게 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이 돌아갔다는 것.
그는 '올드보이'에서 박 감독이 "어떤 제약도 받지 않고 극단으로까지 밀어붙이는 힘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박 감독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칸의 이른바 '작가주의' 혜택을 적지 않게 봤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칸의 '작가주의'란 칸 영화제가 발굴한 감독을 끝까지 밀어주는 경향성을 뜻한다.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감독의 면면을 보면 '부른 사람만 부르는' 측면이 강하다.
트레들레르는 상대적으로 기복이 있는 박 감독에 비해 수준이 꾸준히 유지되는 봉준호 감독이 칸 경쟁 부문에 한번도 초청을 받지 못한 것은 바로 이런 작가주의 영향 탓이 있다고 봤다.
봉준호 감독의 '괴물'(2006)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비평지인 까이에 뒤 시네마가 선정한 올해의 영화 3위에 뽑힌 바 있다.
이 잡지가 평가한 한국영화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다.
트레들레르는 한국영화가 다양한 장르가 있고 각 장르 내 영화들도 훌륭한 점이 마음에 든다고 했다.
특히 현실을 미화하는 할리우드의 영화와 달리 사회에 대한 어두운 관점이 존재한다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2003)에서 형사물 장르임에도 범인을 잡지 못하는 것으로 결론을 맺는데 이런 식의 마무리는 할리우드 영화에서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매년 10월 마지막 주 화요일부터 8일간 열리는 파리 한국영화제는 올해로 11회째를 맞는다.
2006년 파리의 한국 유학생들이 시작한 이 영화제는 이제 프랑스에서 정기적으로 열리는 한국 행사 중 제일 큰 규모로 자리를 잡았다.
한·불 수교 130주년 기념 공식행사로 지정돼 지원금을 받기도 했다.
트레들레르는 2013년 이 영화제 프로그래머로 참여했다가 이듬해부터 수석 프로그래머를 맡았다.
그는 영화제에서 장·단편 영화 50여편을 프랑스 최초 개봉 형태로 소개하려고 1년에 한국영화를 120편가량 본다고 한다.
트레들레르는 "지금의 한국영화 상황을 보여줄 수 있도록 영화간 조화를 중시한다"며 영화제 상영 영화의 선정기준을 말했다.
그는 "파리 한국영화제가 없었다면 볼 수 없었던 영화를 프랑스에 소개할 기회를 갖게 된 점이 기쁘다"며 "영화를 본 관객이 '이 영화 너무 좋았다'라고 하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웃었다.
(연합뉴스)
"박찬욱, 영화적 테크닉 훌륭…언제든 관객 놀라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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