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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모은 12억 원 사별한 남편 이름으로 기부한 할머니

평생 모은 재산 12억원을 6·25전쟁 때 전사한 남편 이름으로 기부한 80대 할머니의 뜻을 기리기 위한 기념공간이 들어섰다.

대구 수성구는 4일 범어도서관 지하 1층 시청각실에서 '김만용·박수년 홀' 현판식을 열었다.

시청각실 주 출입문 위에 설치한 가로 180cm·세로 32cm 크기 현판에는 박씨(86) 부부 이름이 황금색으로 새겨져 있다.

또 출입문 인근에는 박 할머니 부부 이야기, 기념홀 건립 배경 등 내용을 담은 안내판도 마련했다.

수성구는 "인재 육성을 위해 전 재산을 기부한 박 할머니 뜻을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의미로 현판에 황금색 이름을 새겼다"고 밝혔다.

경북 경산에서 자란 박 할머니는 18세 때인 1948년 결혼했다.

그러나 남편 김씨는 2년 뒤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세상을 떠났다.

젊은 나이에 남편과 사별한 박씨는 30세 무렵 대구 수성구에 정착했고 농사, 직물공장 일 등을 하며 생계를 이어왔다.

쉬지 않고 일을 해 번 돈 대부분을 저축했다고 한다.

최근 박 할머니는 평생 근검절약하며 모은 돈을 뜻 깊게 사용하기 위해 고민하다가 지난 3월 7일 수성인재육성장학재단에 12억원을 기부했다.

일찍 세상을 떠난 남편 이름으로 의미 있는 곳에 썼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전했다.

수성구는 박 할머니의 숭고한 뜻을 널리 알리기 위해 평소 주민 왕래가 잦은 범어도서관 지하 1층 시청각실에 기념공간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연세가 많은 박 할머니를 돌보기 위해 한 달에 2번씩 방문간호를 하고 있다.

현판식에 참석한 박 할머니는 "오랜 세월 고단하게 살았으나 이제는 여한이 없다"며 "수성구에 감사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진훈 수성구청장은 "박 할머니 뜻을 받들어 올해 연말부터 '김만용·박수년 장학금'을 형편이 어려운 학생 등에게 나눠줄 계획이다"며 "많은 학생이 장학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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