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달 우리 조선업을 이끄는 3개 회사에서 단 한 척의 선박도 수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선 업계의 대규모 인력감축이 예상되는 가운데 수주절벽이 현실화하는 상황입니다.
심우섭 기자입니다.
<기자>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그리고 삼성중공업 국내 조선사의 이른바 '빅3'로 불리는 대표 업체들은 이번 달 단 한 척의 배도 수주하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같은 달 3사가 동시에 수주를 전혀 하지 못한 경우는 창사 이래 처음입니다.
전 세계적인 불경기로 발주 물량 자체가 드문 데다 중국과 일본 업체들까지 사활을 걸고 수주전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심해진 탓입니다.
올해 들어 4개월 동안 3개 조선사가 수주한 선박은 겨우 5척입니다.
현대중공업이 2월에 1척, 3월에 두 척을 수주했고 대우조선이 3월 두 척이란 수주실적을 올렸지만, 삼성중공업은 올해 한 척의 배도 따내지 못했습니다.
조선업 호황기 각사의 분기당 수주량이 100여 척에 이르는 것과 비교하면 평년에 2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겁니다.
특히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우리 조선사들의 입지는 앞으로 더욱 줄어들 전망입니다.
조선업계에서는 이 같은 '수주 절벽' 현상이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까지 가파르게 이어지면서 조만간 조선소 작업 인력의 절반가량이 일손을 놓아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수만 명이 근무하는 조선소가 4개월째 일손을 거의 놓고 있는 상황에서 더 늦기 전에 강도 높은 자구안을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