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회사 주도로 설립한 노조 무효" 첫 판결…유성기업노조 패소

회사 주도로 세운 노동조합은 설립 자체가 무효라는 판결이 처음으로 나왔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41부는 전국금속노동조합 유성기업 지회가 회사 측 노조와 회사를 상대로 낸 "유성기업의 노조 설립이 무효임을 확인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금속노조의 유성기업 지부는 사측과 2011년 주간 연속 2교대제 도입을 추진하기 위해 협상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노조는 주간 연속 2교대제와 월급제를 관철시키기 위해 여러 쟁의 행위를 했고, 사측은 직장폐쇄를 하는 등 갈등을 겪었습니다.

유성기업은 노사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노무법인에 자문을 구한 끝에 '온건·합리적인 제2노조를 출범하라'는 취지의 제안서를 받았고 제안서에는 노조 설립 절차와 요건이 자세히 담겨 있었습니다.

이후 A사는 노무법인과 전략회의를 거쳐 노조 설립에 착수했습니다.

새로 만드는 노조 가입자는 임금 협상에서 금속노조원보다 더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다는 내용이 논의됐습니다.

사측의 주도로 유성기업에는 2011년 7월 노조가 설립됐고, 경영진은 근로자들과 개별적으로 면담하며 새로운 노조에 가입하라고 종용했습니다.

어떤 노조에도 가입하지 않았던 관리직 사원들까지 새 노조에 가입하며 지방노동위원회에서 사내 과반수 노조로 인정받게 됐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사측 주도로 만든 노조가 법적인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보고 설립 자체가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유성기업의 새 노조는 사측 주도 아래 이뤄졌고, 설립 이후 조합원 확보나 운영이 모두 회사의 계획대로 수동적으로 이뤄졌다"며 "자주성과 독립성을 확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금속노조는 "복수노조 체제에서 민주노조가 사측 노조를 상대로 노조설립 무효소송을 내 승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이번 판결로 수많은 사업장에서 회사가 '어용 노조'를 만들어 과반수를 점하게 하고 민주노조를 고립시켜왔던 행태에 제동을 걸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유성기업은 2010년쯤부터 노사 간 극심한 마찰을 겪어왔으며 노조의 농성에 사측은 대규모 징계로 맞섰고 '노조 파괴' 논란도 불거지면서 2012년에는 국회에서 용역폭력과 관련한 청문회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