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이 모여 공놀이를 하거나 놀이기구를 타며 일요일 오후를 즐기던 파키스탄 펀자브주 라호르의 한 어린이 공원에서 갑자기 거대한 폭발음이 들리면서 엄청난 양의 파편과 먼지가 쏟아지는 가운데 사람들이 공중에 붕 떠올랐습니다.
27일 오후 벌어진 자살폭탄 테러로 라호르에서 가장 큰 공원 중 하나인 굴샨에이크발 공원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6천700㎡(2천26평) 면적의 이 공원은 산책로와 놀이기구 등이 있는 곳으로 부활절을 맞아 많은 기독교인이 행사에 참석하거나 가족 나들이를 하던 중이었던 터라 인명 피해가 컸습니다.
특히 어린이와 여성에 피해자가 집중된 '소프트 타깃' 테러가 되풀이된 것입니다.
공원에 산책 나온 주민 하산 임란(30)은 로이터통신에 "폭발이 일어났을 때 불길이 나무 위에 닿을 만큼 높이 치솟았다"며 "시신들이 공중에 떠오르는 것도 봤다"고 참상을 전했습니다.
분진이 가라앉자 시신이 나뒹구는 참혹한 광경이 펼쳐진 가운데 사람들은 필사적으로 공원 밖으로 뛰쳐나갔습니다.
딸은 데리고 공원을 찾은 캄란 바티(34)는 "이곳이 딸애에게 유일한 오락거리인데 아이가 대체 무슨 죄냐"며 "공원에서 뛰쳐나오다가 아이가 굴러 넘어지면서 다쳤다. 하지만 우리는 아이를 잃어 울게 되지는 않았으니 신께 감사한다"고 말했습니다.
기독교도인 유사프 마시흐(50)는 부활절 예배 후에 음식 바구니를 들고 공원에 나들이를 왔다가 아이들이 크리켓을 하고 놀고 있을 때 폭발음을 들었습니다.
그는 "아수라장이었다. 모두 살려고 뛰었다"며 "우리도 빠져나오면서 자폭범의 시신을 봤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지 TV 뉴스 영상에는 공원 밖에서 구조대원들이 부상자를 구급차나 일반 차량에 옮겨 싣는 가운데 어린이들과 여성들이 피웅덩이 속에 서 있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최소 72명이 숨지고 300명가량 부상하는 등 대규모 사상자 발생에 구급차가 턱없이 부족해 택시나 오토바이인 릭샤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되는 부상자가 많았습니다.
병원도 영안실이 꽉 차 시신이 병동에 그대로 남겨져 있을 만큼 난리통입니다.
병원에서 두 살 난 딸의 치료를 기다리고 있는 나스린 비브는 "신이 이런 테러범들에게 분노를 내리시기를 바란다"며 "대체 어떤 인간들이 공원에서 어린아이들을 공격할 수가 있느냐"고 말했습니다.
"공원서 노는 아이들을 공격하다니…" 또 소프트타깃 노린 테러
부활절 겨냥한 파키스탄 자폭테러로 어린이·여성 집중피해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