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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하던 계부 安씨 돌연 '주르륵'…참회의 눈물? 악어의 눈물?

냉정하던 계부 安씨 돌연 '주르륵'…참회의 눈물? 악어의 눈물?
도를 넘어선 학대로 숨진 '네 살배기 의붓딸'을 암매장한 혐의로 구속된 계부 안모(38)씨가 경찰 조사 도중 눈물을 보였다.

2011년 12월 의붓딸인 안양(당시 4세)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지난 18일 긴급체포된 뒤 암매장 장소 등을 집중 추궁하는 수사관들 앞에서 냉정을 유지하며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던 것과는 사뭇 다른 장면이다.

가정 불화와 아내 한모씨의 친딸 안양 상습 학대, 물고문 당한 안양 사망과 암매장, 한씨의 자살 등 한 집안의 '풍상'을 가장으로서 다스리지 못한 죄책감에 흘린 뒤 늦은 참회의 눈물인지 아니면 자신에게 쏟아지는 국민적 비난을 모면하기 위한 위선의 눈물인지는 알 수 없다.

24일 청주 청원경찰서에 따르면 안씨는 전날 오후 3시부터 3시간 동안 이어진 5차 조사에서 왈칵 눈물을 쏟아냈다.

지난 18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씨가 남긴 유서와, 보육원에 있던 친딸 안양을 집에 데려온 뒤 벌어진 집안 내 갈등 상황을 소상히 기록한 한씨의 일기장을 경찰이 보여주고서다.

한씨는 복잡한 심경을 유서에 담았다.

뒤늦은 용서를 구하며 안씨 사이에서 태어난 네살배기 막내딸이 행복하게 살게 해달라는 당부도 들어 있었다.

2011년 딸을 학대하다 끝내 숨지게 한 한씨는 "하늘에 가서 죽은 딸에게 부모로서 못한 책임을 다하겠다"거나 "딸을 죽이려는 의도는 없었다. 모두가 나의 책임이다"며 뒤늦은 용서를 구했다.

비록 불화가 잦았다고는 하지만 인생의 반려자였던 아내 한씨의 절절한 표현은 경찰 조사에서 시종 냉정함과 침착함을 유지하던 안씨의 감성을 자극한 듯했다.

한씨가 자살한 지 닷새 만에 접한 유서를 읽어내려가던 안씨의 몸이 조금씩 떨렸다.

경찰은 안씨에게 압수 수색을 통해 확보한 노트 6권 분량의 2011년 한씨 일기장도 보여줬다.

안씨는 아내가 일기를 써왔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그 내용까지는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

숨진 안양을 축으로 한 비극적인 가정사와, 그 과정을 겪으며 느낀 딸과 남편에 대한 원망의 심경을 고스란히 담아놓은 아내의 일기장을 읽어내려가던 안씨는 감정이 북받쳤는지 돌연 눈물을 흘렸다.

수사에 참여했던 한 경찰은 "아내의 유서를 접하면서 단란한 가정을 꾸려 행복하게 살고 싶었지만, 결과적으로 서로를 미워하며 지내다 집안은 풍비박산이 나고, 자신도 잔혹한 범죄의 주인공이 됐다는 후회의 눈물이 아닌가 싶었다"고 전했다.

한동안 눈물을 쏟아낸 안씨는 이전보다 훨씬 부드럽고 성실하게 조사에 임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전날까지 매일 계속됐던 이전의 조사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안씨는 지난 18일 긴급체포된 뒤 마치 경찰에 붙잡힐 것을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 내내 침착하고 담담해했다.

4차 진술조사까지는 거의 '예'와 '아니오' 식으로 단답형 대답만 하며 냉정한 모습을 유지했다.

프로파일러 조사 때는 여유 있게 미소를 지어 보이기도 했다.

암매장 안양 시신 발굴 현장에서는 "왜 제대로 못 파느냐"고 독려, 경찰을 당황하게 하기도 했다.

그런 안씨를 조사한 프로파일러들은 "거짓말을 잘하고, 임기응변에 능하다"고 진단했다.

그토록 '무쇠 멘탈'의 소유자로 보이던 그는 한씨 유서와 일기를 접한 뒤에는 수사에 협조적으로 자세를 고쳤다.

시종 부인하거나 마지못해 시인했던 안양 폭행 사실도 비교적 상세하게 털어놨다.

경찰은 "안씨가 마음을 많이 내려놓은 것 같다"고 했다.

경찰은 그러나 안씨에 대한 의심을 완전히 거두지는 않고 있다.

그는 안양이 숨지고 시신이 유기된 날짜며 유기 과정에 대한 진술을 수시로 번복, 수사에 혼선을 줬다.

무엇보다 안씨가 틀림없는 시신 유기 장소라고 지목해 16곳이나 파헤친 진천 야산에서 안양 시신을 찾아내지 못했다.

거짓말 탐지기는 진천 야산이 암매장 장소라고 대답한 안씨에 대해 '거짓 반응'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지금도 시신 유기 장소로 진천 야산을 지목하고 있다.

그러나 파 볼 만큼 판 경찰은 이미 그곳에서 안양 시신을 찾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경찰이 여전히 안씨를 100% 믿지 못하는 이유다.

유일한 증거가 될 시신 확보를 방해, 법정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끌고 가려는 속셈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유지하고 있다.

안씨의 전날 눈물에 대해서도 거듭된 경찰의 추궁에 한씨의 유서나 메모까지 등장해 더는 달아날 수 없는 궁지에 몰리자 수사관들의 믿음을 사려고 흘린 '악어의 눈물'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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